이란이 본 북한 "일상 계속되는 곳"…국영방송 현장 취재

입력 2017-10-11 14:19  

이란이 본 북한 "일상 계속되는 곳"…국영방송 현장 취재

"美제재 속에서도 경제성장" 부각…대화로 긴장해소 주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인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가 10일(현지시간) 밤 북한을 집중적으로 다룬 '북한-있는 그대로'라는 제목의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 방송에서 프레스TV는 "서방 언론이 소외되고 적막한 곳으로 묘사하는 북한을 다른 렌즈로 보겠다"면서 북한에서 직접 촬영한 화면과 주민들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북한은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란을 지원한 우방이다.

게다가 양국 모두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행,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비슷한 처지인 만큼 방송 내용은 북한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북한의 인권 침해, 빈곤 등 부정적인 현실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 방송은 예고 방송의 자막을 통해 북한을 '선진 의료, 기술을 갖춘 꿈과 희망에 찬 잘 알려지지 않은 땅'이라면서 북한의 시각을 그대로 옮겼다.

또 1994년 미국과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경수로 2기 건설, 연료 제공, 테러지원국 명단서 제외, 국교 정상화를 합의했지만 미국이 약속을 어겨 2005년 합의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프레스TV는 평양 거리, 김일성 광장, 현대식 지하철 등에서 평범한 생활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주로 소개하면서 "서방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잘못 알려진 점이 많았다. 똑같은 사람이 일상적인 삶을 사는 곳"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을 지난달 방문해 취재한 이 방송사의 하미드 자비니 기자는 "북한 주민은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아 인터뷰를 잘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들이 실제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북한 주민의 모습과 함께 "가격이 소득에 비해 비싸 흔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무적인 무상교육 제도 덕분에 문맹률이 0%인 나라라고 설명하면서 컴퓨터와 최신 시청각 시설로 수업하는 교실과 대학 강의실, 유치원이 방송됐다.

특히 어린이들이 극장에서 공연하는 모습과 함께 예술적 재능이 기대 이상으로 놀라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경제적 성과'도 부각했다.

프레스TV는 서방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북한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적인 성공을 거둔 르완다와 소득이 비슷하고 저개발 국가와 아프리카의 웬만한 나라보다 생활 수준이 꽤 높다"고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 프랑스24, 로이터 통신 등을 인용,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3.9% 성장했다"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김정은의 통치 이후 민간 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진짜 힘은 핵이 아니라 중앙 집중식 저항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에 나온 미국과 영국의 전문가들도 북한을 군사·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대신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로 포용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놨다.






이 특집 프로그램은 북한의 일상적인 모습을 전달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지난달 16일 미국 CNN의 보도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외국 기자의 카메라 앞에서 수줍어하면서 겨우 이름을 말하는 판문점의 군인,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여성, 적성국의 언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여대생, 여느 나라와 다를 바 없는 귀여운 얼굴의 어린이 등도 화면에 담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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