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총격범 막았을 수도'…경찰 초동대처에 비난여론

입력 2017-10-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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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격범 막았을 수도'…경찰 초동대처에 비난여론

보안요원 피격 시점 번복으로 논란…"어차피 범행 못막아" 지적도

"총기난사범, 연료탱크 폭파하려고 특수탄환도 발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경찰 발표에서 속속 허점이 드러나면서 범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총격범 스티븐 패덕이 창문 밖으로 총기를 난사한 직후 우연히 호텔 방 근처에 갔다가 패덕이 쏜 총에 맞았다고 알려진 호텔 보안요원이 경찰 발표와 달리 총기 난사 전 피격당한 사실이 밝혀진 게 그 계기다.

보안요원 피격 후 발 빠른 대처가 이뤄졌다면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메트로폴리탄 경찰서 조지프 롬바르도 서장은 9일 패덕이 만델레이 베이 호텔 보안요원 헤수스 캄포스를 쏜 시점은 총기 난사 이후가 아닌 이전이라고 정정했다.

이는 불과 며칠 전 패덕이 보안요원을 쏘고 나서 범행을 멈췄다며 때마침 현장에 있던 캄포스를 '영웅'으로 추켜세웠던 기존의 경찰 발표를 뒤집는 결과다.

캄포스가 스스로 복도를 걸어가 호텔에 부상 사실을 알릴 정도의 상태였다는 점도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을 키우고 있다.

캄포스가 도움을 요청한 시각이나 호텔이 총격 발생 사실을 경찰에 알렸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경찰 당국은 호텔 또는 호텔 내에 있던 누군가가 911에 신고했는지에 대한 언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경찰의 토드 파술로 부국장은 "우리 경관들이 최대한 빨리 현장에 도착했으며 훈련받은 대로 임무를 수행했다"고만 밝혔다.






패덕이 캄포스를 쏜 뒤 공연장을 향해 총기 난사를 시작하기까지 약 6분의 시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몇 분 상간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조지프 지아칼로니 존제이 형사행정학 대학 교수는 "이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총기 난사 피해자 가족인 니콜 랩은 경찰의 뒤늦은 수사 발표 정정에 "왜 한 주가 지나서 이런 사실을 밝히는지 혼란스럽다. 희생자와 가족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이 정신적 충격을 더한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6분 정도로는 범행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론 호스코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경찰이 범행 계획을 알았다고 해도 용의자를 봉쇄하기 위한 대응책 수립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보안요원이 해당 층에 갈 정도의 시간은 됐을지 모르지만 곧바로 패덕의 방문을 두드리며 '문에 구멍이 뭐냐?'고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한편, 패덕이 콘서트장 인근에 있는 대규모 연료탱크를 폭파할 목적으로 소이총탄을 발사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CNN은 두 명의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 범행 장소인 패덕의 호텔 방과 카지노, 맥카렌 국제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의 연료탱크 부근에서 소이총탄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패덕이 겨냥한 연료탱크는 자그마치 4만3천 배럴(683만2천700ℓ) 규모로, 항공연료가 담겨 있었다.

총기 참사 직후 이 연료탱크에선 총탄 구멍이 발견돼 패덕이 연료탱크를 폭발시켜 인명 피해를 키우려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공항 측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일반적인 항공연료는 항공기 안전상의 이유로 불꽃에 잠시 노출돼도 곧바로 불이 붙지 않도록 제조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항 측은 당시 소이총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으며 일반 총탄이 아닌 소이총탄을 사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CNN의 해석이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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