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정부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는 악성 채무자를 일컫는 '라오라이(老賴)' 명단을 공개한다.
중국 신화통신은 11일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않는 대출 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모욕을 주는 시스템을 연말까지 전국에 배급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대다수 도시에서는 이미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기 위해 '라오라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인민대법원과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 공산당 선전부는 라오라이 명단 공개를 국가 정책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는 사람들의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이들의 이름과 신분증 번호, 사진, 자택 주소, 채무 금액 등이 신문과 방송, 온라인, 영화관, 버스, 전단 등 각종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방 정부들에 대해 누구나 검색할 수 있도록 라오라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올 연말까지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
이들 데이터베이스는 지방 언론 매체가 운영하고 채무자들의 인적 사항은 법원이 제공하며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출자 명단은 은행 감독 당국이 업데이트한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신용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광저우(廣州)에 있는 법무법인 골드선의 안젤라 뤄 변호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대출금 미상환이 중국 사회의 만성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뤄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지난 몇 년간 온갖 조처를 해봤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거의 없었다"며 "법원 판결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채무자들에게는 종이쪽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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