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1·13 전대' 이전 데드라인 제시…洪 "통합작업 착수" 지시
홍준표-김무성, 약속이나한듯 통합 촉구…'보수통합 통추위' 구성 본격화
바른정당 통합파 탈당 가능성도…유승민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고상민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우파 대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한국당이 먼저 통합 논의의 스타트를 끊었다.
홍준표 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1월 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을 '데드라인'으로 통합 시간표를 제시한 데 이어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공식 지시했다.
특히 그간 흡수통합론을 역설했던 홍 대표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통합'을 언급 사실상 당대 당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국당의 통합을 원하지만,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던 바른정당 내 통합파들을 한층 자극하는 유인책을 던진 셈이다.
바른정당내 통합파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호응하는 모양새다.
'전대 이전 통합'을 원하면서도 행여 당을 깨려는 모양새로 비칠 것을 우려해 공개적인 발언을 삼갔던 통합파에서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바른정당 창업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 보수통합 작업을 어느 정도 궤도 올려놔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또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통합을 위한 명분이 마련됐다고 강조하며 "통합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한걸음 나아가 일부 강경 통합파들은 '통합 불발'에 따른 단체 또는 개별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황영철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11·13 전대를 통해)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면 그 이후에는 논의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전대 이전까지 당내 통합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는다면 어떤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실상 탈당 카드를 시사했다.
여기에 양당 중진의원들의 이른바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출범 논의도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당 3선 의원 2차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각 당 의결기구에 보고해 통합추진위원을 확정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통합 논의를 이끌 추진위 구성을 재확인했다.
당장 한국당이 오는 13일 통합추진위원 명단을 확정하기로 한 가운데, 바른정당 통합파도 발걸음을 맞춘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내주 초부터는 보수대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바른정당 참석자는 지난달 27일 1차 모임 때와 같은 4명(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에 그쳤지만, 전체 참석자는 1차 모임 때보다 3명이 늘어난 15명에 달했다.
한편, 바른정당 자강론자들은 전대를 한달 여 앞둔 상황에서 통합카드를 공개적으로 내보인 홍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통합론에 거듭 선을 그었다.
최근 전대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의 '전대 전 통합' 발언에 대해 "우리 당 전당대회는 우리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자꾸 남의 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는 이런 행위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그 영감님은 자유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양당 중진의원들이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을 논의한 것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개인적인 행동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자강파 의원도 통추위 구성 모임에 참석한 중진의원들에 대해 "자기들이 탈당하기 어려우니까 탈당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강파와 중도파 의원들은 일단 현시점에서 보수통합 논의보다는 제3야당인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 수위를 높이는 것이 개혁보수를 내세우는 바른정당의 현실적 답안지라고 보는 분위기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정책포럼'은 전날 첫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정책연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이 모임에 참가한 바른정당 의원은 다수가 자강파 혹은 중도파 인물들이다.
일각에서는 이 모임을 기반으로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한 중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과는 정책연대에 이어 선거연대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정치는 생물 아니냐. 통합의 가능성도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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