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은 만약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이후 경제관계에 대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과 공식 무역동맹을 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영국이 EU 공동시장 잔류 등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관계설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보수당 정부는 EU와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이 불발(no deal)할 경우 시나리오로 나프타에 가입하는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이 만약 나프타에 가입할 경우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17조2천억 달러에 이르는 북미 3국과 무역을 촉진하게 되며 이는 EU의 15조7천억 달러보다 더 큰 시장이다. 여기에 영국이 참여할 경우 이들 4국은 세계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영국이 나프타에 가입하게 되면 각 회원국과 번거로운 개별 무역협정을 체결할 필요가 없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아울러 영국이 나프타에 참여할 경우 이른바 G7 가운데 미국과 영국, 캐나다 3개국이 단일 공식 무역동맹을 결성하게 돼 정치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프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정적 태도로 이번 주 재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나 영국 정부 각료들은 나프타가 트럼프 임기 이후에도 존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나프타 가입은 EU와의 협상이 결렬될 것에 대비해 국제통상부 산하 실무그룹이 검토 중인 대안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지난 9일 EU와의 '노딜'에 대비한 관세 및 무역 분야 세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는 당시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모든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관세와 무역에 관한 정부 백서들은 영국이 (EU와 결별하고) 독자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
영국은 그러나 한편으로 나프타 가입 등 EU와의 결렬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정체 상태에 빠진 EU와의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영국이 브렉시트의 대안으로 기존의 무역블록에 가입하는 방안은 올 초 캐나다와 호주 관리들에 의해 제기됐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동력이 약화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도 한 방안으로 제시됐었다.
이밖에 지난 1998년에는 당시 뉴트 깅리치 미 하원의장(공화)이 영국을 나프타 준회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기한 바 있다. 만약 영국의 나프타 가입이 현실화할 경우 미 공화당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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