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국제금융중심지 경쟁력 추락…정부 대책마련 나서

입력 2017-10-11 16:23  

서울·부산 국제금융중심지 경쟁력 추락…정부 대책마련 나서

서울 12→24위, 부산 38→50위 하락…금융위, 3년 발전계획 수립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과 부산의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3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의 국제금융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24위로, 부산은 38위에서 50위로 각각 떨어졌다.





금융위는 11일 제17차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2019년까지 금융중심지 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자금조달과 운용의 국제화,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 및 국내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금융시장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는 초대형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 등을 통해 생산적 부문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해외기업의 상장요건을 개선해 우수한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 상장유인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는 4억 달러 이상 해외채권 위탁운용사 선정 때 국내에 진출한 운용사만 참여하도록 한정해 해외 위탁운용사의 국내 유치를 활성화하고 규제개선 등을 통해 자산운용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고령화에 따른 풍부한 은퇴자산과 잠재적 펀드 측면에서 싱가포르나 홍콩보다는 호주와 유사하다는 판단에서다. 호주는 퇴직연금 기반의 거대한 자산운용시장 덕택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금융위는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내에 유관기관·학계와 외국계 금융회사 등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금융중심지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과 부산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과제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 철수와 영업축소를 막기 위해 애로사항을 상시 수렴하고 건의 제안사항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실질적 제도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영국계 컨설팅그룹 Z/YEN이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의 의뢰를 받아 발표한 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는 지난해 3월 12위에서 올해 3월 24위로 추락했다.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는 같은 기간 38위에서 50위로 떨어졌다.







정부는 2009년 1월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고 이후 3차례에 걸쳐 3년간의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해 금융중심지 조성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나섰지만, 두 도시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는 2009년 53위에서 2010년 28위, 2011년 16위, 2012~2013년 9위를 거쳐 2014~2015년 7위로 순위가 상승했지만, 지난해 12위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4위로 추락했다.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는 2014년 27위로 시작해서 2015년 24위로 올라섰다가 지난해 38위, 올해 50위로 떨어졌다.

Z/YEN은 매년 두 차례 세계 주요 금융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주요 평가 분야는 기업환경, 금융부문 발전, 기반시설, 인적자원, 평판 및 일반요소 등 5가지다.

평가는 각 컨설팅 기관이 산출하는 계량지수들과 국제금융업계 종사자 2천52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순위는 평판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북핵 리스크 등에 따라 고조된 불안감이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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