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민, 준PO 2차전서 잘 맞은 타구 전준우에게 잡혀…0-1 패배
(창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전)준우가 좀 못 쳐야 이길 텐데…."
모창민(32·NC 다이노스)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11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친구 전준우(32·롯데 자이언츠)의 타격 연습 장면을 바라보다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대학 시절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우정을 쌓기 시작한 모창민과 전준우는 현재 라이벌팀에 있지만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다.
딸 이름도 비슷하다. 모창민의 딸 이름은 하은·하율이고, 전준우 딸은 하윤이다.
이들은 10년 우정을 잠시 접어둔 채 준플레이오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모창민은 1차전 연장 11회 쐐기 만루포로 9-2 승리를 이끌었고, 전준우는 2차전 5회 1사 1루에서 모창민의 안타성 타구를 잡은 뒤 1루 주자까지 잡아내며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모창민은 만루포 장면을 떠올리며 "정말 기분 좋았다. 시즌 때는 만루홈런을 못 쳤는데, 단기전 이기는 경기에서 나와서 더 기분 좋다"면서도 "다음 날 점수를 못 낸 건 아쉽다"고 했다.
NC는 2차전에서 상대 호수비에 가로막혀 득점 기회를 계속 놓쳤다.
모창민이 전준우에게 당한 더블아웃 역시 그중 하나다.
모창민은 "솔직히 맞는 순간에는 오버(야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할 거로 생각했다. 근데 (1루 주자 김태군이) 너무 멀리 나가 있어서 귀루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준우처럼 손 안 들어서 다행"이라고 다시 한 번 친구 이름을 꺼냈다.
전준우는 2013년 5월 15일 마산 NC전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팀이 끌려가던 상황에서 9회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롯데 더그아웃에 손을 들어 보이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타구는 마산구장의 강력한 '바닷바람'에 가로막혀 힘을 잃었고, 좌익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당시 NC 1루수였던 모창민은 "바람, 바람"이라는 말로 망연자실한 친구를 달랬다.
이 장면은 당시 MLB닷컴에까지 소개돼 널리 알려졌다. 롯데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마저 이미 알고 있을 정도였다.
모창민은 "준우 생각이 났다. 그때 맞바람 때문에 공이 안 넘어갔는데, 나도 맞바람에 당한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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