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활용 방안 못 찾아 명승지 속 흉물로 남아
미니어처 전시관 사업도 시의회 반대로 제동 걸려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삼한시대 수리 시설이자 충북 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의림지에 5년째 방치되고 있는 건물이 있다. 옛 의림지 이벤트홀이다.
거액을 들여 건물을 매입했지만, 오랫동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유명 관광지의 풍광을 훼손하는 흉물이 됐다.
11일 제천시에 따르면 옛 의림지 이벤트홀은 1999년 6월 3천9㎡의 터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음식점과 소매점 등을 갖춘 근린생활시설이었다.
2011년 관광 활성화 바람이 불자 의림지에 수리공원(역사관) 조성 사업을 추진했던 시는 이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계획 없이 사업 대상에 건물을 포함시킨 뒤 2012년 2월 34억8천여만원을 들여 건물을 매입했다.
활용 방안을 찾던 시는 2013년 9월이 돼서야 국제음악영화제와 연계해 이 건물을 작은 영화관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으나 사업비 부족과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는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했다.
2014년 12월에는 '닥종이 전시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막대한 리모델링 비용 탓에 실현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철거하는데 추가 비용이 들고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려니 사업성 있는 활용 방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실상 계륵 같은 존재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이 이벤트홀에 국내 최초 이동형 미니어처 전시관으로 운영하겠다는 민간 사업자가 나섰다.
시 입장에서는 이 민간 사업자가 전시관 조성 비용 전액을 투자한다는 조건이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20년간 민간 사업자의 운영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문제였다.
시의회는 민간 사업자의 운영 기간이 너무 길다며 반대했고, 결국 시가 제출한 미니어처 조성 사업 관련 안건을 심사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미니어처 전시관 조성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시의회에 내달 관련 안건을 심사해 달라고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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