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박석민 대신 출전해 2홈런 포함 4안타 맹타
(창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자 사령탑은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발등을 찍은 도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정작 새 도끼는 별로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이 새 도끼가 보란 듯이 '거인'을 완벽하게 쓰러뜨렸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백업 내야수 노진혁(28)이 신기에 가까운 맹활약으로 준플레이오프 3차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11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구장.
앞서 1승씩을 나눠 가진 뒤 맞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서 NC 3루수 박석민(32)은 뼈아픈 실책을 저질렀다.
1회초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의 비교적 평범한 타구를 놓친 것은 이해할 만했다. 박석민은 눈부신 조명 때문인 듯 순간적으로 공의 방향을 놓쳐버렸다. 공식 기록도 전준우의 내야 안타다.
하지만 팀이 3-0으로 앞선 채 맞은 2회초 상황은 달랐다. 2사 1, 2루에서 문규현의 평범한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닝이 종료됐어야 할 상황이 2사 만루로 바뀌었다.
롯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신본기가 NC 선발 제프 맨쉽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친 데 이어 전준우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순식간에 3-2로 추격했다.
박석민은 2015시즌을 마치고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액인 총 96억원(4년)의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NC로 옮긴, KBO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3회초 수비를 앞두고 이런 박석민을 과감하게 뺐다. 다분히 문책성이었다.
교체 투입된 선수는 노진혁이었다.
2012년 N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노진혁은 이듬해 117경기에 나오며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올해는 고작 4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맹활약을 펼치며 이날 경기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첫 타석부터 화끈했다.
노진혁은 3회말 2사 2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1㎞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자칫 롯데 쪽으로 넘어갈 뻔한 분위기를 NC가 다시 가져온 순간이었다.
노진혁의 불방망이는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팀이 7-4로 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우전 안타로 출루해 득점까지 올렸고, 11-4로 점수 차가 벌어진 6회말 역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익수 방면 안타를 친 뒤 다시 한 번 홈을 밟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폭발했다.
노진혁은 이날 경기를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4득점으로 마쳤다.
NC가 13-6으로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한 발 더 성큼 다가가게 된 이 날 경기의 주인공은 노진혁이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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