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다음 달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납북된 일본인 가족들과 만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니가타(新潟)현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달 방일 시 1977년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橫田 めぐみ)의 부모 등 피해자 가족과 면담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과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납북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9월 정상회담에서 "일본을 방문하면 꼭 그 부모나 가족을 만날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제안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납치는) 정말로 가혹한 이야기"라며 "피해자 구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아베 총리는 소개했다.
이번 면담 추진은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미일 연대 관계를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북한을 여행하던 중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이후 미국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납북피해자 가족 면담을 계기로 관련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웜비어 사건 등 북한의 인권 탄압 행위를 거론한 뒤, 요코타 메구미를 염두에 두고 "북한이 간첩을 위한 언어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 해변에서 13세 소녀를 납치하기도 했다"고 비판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미일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체재 기간을 4~7일 혹은 5~7일을 축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몸 상태를 보고 면담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은 2014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만난 적이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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