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위기 4차전에서 첫 포스트 시즌 선발 등판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박세웅(22)이 막중한 임무를 안고 첫 포스트 시즌 등판에 나선다.
박세웅은 12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스물두 살 박세웅에게는 개인 첫 가을야구 등판이 너무도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그에게 부여됐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규시즌에서 박세웅이 선발 등판할 때면 유독 터지지 않았던 팀 타선은 이번 가을야구 무대에서 완전히 힘을 잃었다.
1∼2차전에서 도합 3점만을 뽑아내는 데 그친 롯데 타선은 3차전에서도 12안타에 사4구 7개를 얻고도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치며 탄식을 자아냈다.
박세웅 개인의 페이스도 떨어진 상황이다. 박세웅은 전반기만 해도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4월 3승 2패에 평균자책점 2.08, 5월 3승에 평균자책점 1.11, 6월 3승에 평균자책점 3.38을 수확하며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이더니 9월에는 2패에 평균자책점은 9.42로 치솟았다.
롯데가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박세웅을 3차전이 아닌 4차전으로 돌린 것도 그의 후반기 부진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박세웅과 그가 마운드를 지킬 4차전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롯데 팬들은 적지 않다.
롯데가 가장 어려울 때 가장 든든한 활약을 해준 선수가 바로 박세웅이기 때문이다.
전반기 외국인 투수 2명이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었을 때 확고부동한 1선발로 마운드를 지탱해낸 박세웅이 없었다면 롯데의 5년 만의 가을야구도 없었을 것이다.
또 은근한 기대감에는 '안경을 낀 우완 에이스'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롯데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전설' 최동원, 염종석처럼 박세웅도 우완 정통파에 안경까지 끼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겉모습만 비슷했던 박세웅은 올 시즌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안경 낀 에이스'의 적통을 이을 후계자로 지목됐다.
물론 최동원, 염종석과의 비교는 박세웅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어쩌면 박세웅은 두 전설의 그림자와도 싸워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설사 박세웅이 무너진다고 해도 그를 탓할 팬은 아무도 없다. 박세웅이 만들어낸 포스트 시즌이기 때문이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