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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인도서 의식을 잃은 사이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르며 '유령 이발사' 공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태가 대규모 시위와 집단 폭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의 히말라야 지역 경찰은 이 일대에서 괴한에 의해 강제로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신고를 최소 40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라자스탄주, 수도 델리 등지서도 이와 유사한 증언이 최근 몇 달 동안 터져 나왔다.
이에 시민들은 자경단을 꾸려 도끼와 목판 등으로 무장한 채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통에 최소 12명이 구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한국, 아일랜드 여행객과 동행한 영국 여성 1명, 호주 여성 3명도 포함됐다.
이들을 태웠던 운전기사는 "목적지에 이르러 한 명이 호텔을 확인하러 갔다가 돌아와 문을 열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그 뒤 몇 초 만에 1천여명이 몰려왔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담당 영사관은 이 일행이 다치지 않았으며 곧바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자경단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사람도 몇 명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에는 카슈미르 전역에서 경찰의 대처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경찰은 연막탄 등 진압 장비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5살짜리 어린아이가 크게 다쳤다.
분리주의 시위 등으로 종종 유혈 충돌이 벌어지는 인도령 카슈미르 주에서는 이번 유령 이발사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분리주의 지도부는 독립운동 기반을 약화하려는 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무장 세력은 이들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마을을 은신처나 활동 중심지로 삼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외부인에 대한 경계를 높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 범인에 대한 제보 포상금을 기존의 두 배인 60만루피(약 1천만원)로 올렸다. 정부도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각 지역 정부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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