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원구이 '中 지도부 비리' 폭로에 미국 개입했나

입력 2017-10-1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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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원구이 '中 지도부 비리' 폭로에 미국 개입했나

일주일새 두 차례나 트럼프 측근 배넌 만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해온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다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최근 두 차례나 만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5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 뒤 내 방에서 배넌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고, 10일에는 뉴욕의 내 집으로 찾아온 배넌 일행과 3시간 반 동안 저녁 식사를 했다"는 글을 올렸다.

궈 회장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배넌의 동의를 얻었다며 그와 함께 찍은 사진 4장을 올렸다.

사진에서 궈원구이는 배넌의 팔짱을 끼는 등 상당히 친밀한 관계임을 과시했다.

명보는 특히 이 글에서 궈원구이가 "지난 반년 동안 친구를 통해 배넌과 연락을 취했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한 트위터 평론가는 "이는 궈원구이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배넌과 연락을 취했다는 것을 뜻하며, 궈원구이의 중국 지도부 비리 폭로에 미 정부가 개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궈원구이는 평소 "중국인의 일은 중국인이 해결하는 것은 맞지만, 미 정부가 일찌감치 개입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배넌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만났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궈원구이는 미국으로 도피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서기 등 지도부의 부패 연루설을 주장해왔다.

이에 중국 당국은 궈원구이를 상대로 사법부와 관영 언론, 인터넷 여론을 총동원해 그의 부정행위 의혹을 맞폭로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인터폴에 요청해 '적색 수배' 명단에 그를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 참모로 활동했던 로저 스톤은 유튜브 동영상에서 "왕치산과 배넌의 만남에서는 궈원구이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라며 "궈원구이는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 압력을 넣도록 하는 지렛대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는 궈원구이가 확보한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미국 측이 활용해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도록 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배넌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도 방문해 아부다비 왕가의 왕세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경제 전문지 차이신은 2013년 궈원구이가 빈 자이드 왕세자의 도움을 받아 아부다비 당국과 30억 달러의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고 지난 7월 보도한 바 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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