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가족에 실망 커 이혼할 생각"…경찰조사 앞서 20분간 격정 토로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이효석 기자 = 가수 고(故) 김광석씨와 사이에 낳은 딸 서연 양을 숨지게 내버려둔 의혹 등으로 고발된 김씨 부인 서해순씨가 12일 경찰에 출석해 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에 앞서 "딸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은 소송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연이가 피고인으로 들어가 있는 게 아니었다"면서 "서연이가 잘못됐다고 친지·친구분들께 알리지 못한 점은 불찰이 많았다. 그런 상황이 오해를 일으켜 너무 죄스럽다"고 사죄했다.
또 "(서연 양이 사망하기 몇 시간 전에는) 열이 있어서 감기약을 먹었을 뿐 특별한 호흡곤란 증세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자신이 그간 겪은 생활고와 최근 의혹 때문에 받은 심적 스트레스를 약 19분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특히,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에 관한 질문에는 다소 격앙된 말투로 답했다.
그는 "(영화 '김광석'에) 팩트가 하나도 없다. 10여년 전에 한 인터뷰를 짜깁기했고 초상권 허락도 없이 만들었다"면서 "돈을 벌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닌지,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상호 기자는 공개 사과하고 고발뉴스 후원금을 어떻게 썼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이번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 무고가 있으면 법적 대응하고, 나도 그분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언론인이 맞는지 다른 억울한 분은 없는지 직접 밝히겠다"고도 했다.
서씨는 자신을 형사고발한 김광석씨 친형 광복씨 등 남편 가족에게도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딸 죽음을 알리지 않은 점은) 죄스럽지만, 발달장애 아동을 돌볼 수 있는 전 세계 학교를 찾아다니며 열심히 공부시켰다"면서 "그러나 (남편) 식구라는 분들은 서연이를 보러 온 적도 없고 따뜻한 밥 한 끼는커녕 학비도 한 번 준 적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김광석) 어머니가 저작권료를 12년간 20억원 넘게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김광복씨가 모친 유산을 받을 때 서연이 몫이 있다고 연락할 줄 알았으나 아무 연락 없었다"면서 "인제 와서 여자니까 시댁에다 조카 돈까지 다 내놓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을 뒷받침해서 이름 남겨드리고 역할을 했는데 마치 해외에서 호화생활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면서 "내게는 저작권료가 7∼8년 동안 1년에 700만∼800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서씨는 "김광석씨 가족들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 얘기를 하면서 너무 협박해서 실망이 많았다"면서 "이번 일이 정리되면 김광석씨와 이혼하겠다. 재산은 좋은 단체에 남기고, 결혼하지 않고 혼자 내 이름으로 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김광석 아내로서) 역할을 잘했는데도 잘못되면 여자 잘못 들어와서 그렇다며 혼자 된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재산을 다 빼앗으려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처럼 동등하게 도와주는 남편이 있으면 좋겠다. (여성분들은) 결혼하지 마시라"고 했다.
서씨는 조사를 마치고 오후 11시 20분께 청사를 나서면서도 취재진 앞에서 약 30분간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김광복씨 등과의 소송과) 서연이의 죽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상관이 없다고 변호사를 통해 얘기했고, (저작인접권 관련 소송의) 대법원 판결문을 제출했다"면서 "서연이의 죽음이 당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방송사가 김광석씨의 부검감정서에 그의 양 손목에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듯한 오래된 흉터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어, 숨지기 오래 전 자살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서씨는 "(손목의 흉터를) 못 봤다"고 밝혔다.
다만, "(김광석씨가) 팔찌 등을 끼고 다녔다"며 이 때문에 손목의 흉터를 못 봤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지난달 김광복씨는 서씨가 서연 양이 급성 폐렴으로 위독할 때 119 신고를 늦게 해 사망하게 만들고,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저작권소송을 종료시켰다며 서씨를 유기치사·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도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통해 가수 김광석씨와 서연 양 사망에 관해 서씨에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광복씨와 이 기자는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광석씨 사망 이후 서씨와 동거했던 남성도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비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서연 양이 급성 폐렴으로 숨진 2007년 12월 23일에 서씨 모녀 자택에 함께 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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