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올랑드-낙타·獨메르켈-닭…무가베는 北에 '노아의 방주' 보내려다 철회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5살 생일선물로 강아지를 선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각국 정상들이 받은 동물 선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 중앙아시아 양치기 개인 '알바이' 한 마리를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지난 7일 65살 생일을 맞았던 푸틴 대통령은 크게 기뻐하며 러시아어로 충성스럽다는 뜻의 '베르니'라는 이름을 강아지에 지어줬다. 또 베르니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소문난 애견인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로부터 셰퍼드 종인 '버피'를, 2011년에는 일본으로부터 아키타 암컷 '유메'를 선물 받은 바 있다.
세계 정상이 동물을 선물 받은 사례는 물론 푸틴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아프리카 말리를 방문해 프랑스 국기가 온몸에 드리워진 어린 낙타를 받았다.
올랑드가 같은 해 1월 3천 명의 프랑스 지상군을 말리 내전에 투입해 이슬람 반군을 소탕하자 말리 측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다.
하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의 손길을 거부한 이 낙타를 프랑스로 데려가지 못했고, 말리의 한 가정에 맡겨진 낙타는 불행히도 곧 잡아먹히고 말았다.
지난 2007년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찾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닭 한 마리를 받았지만, 그는 '어색한' 사진 한 장을 찍은 후 곧바로 옆의 보좌관에게 닭을 넘겼다.
결국 이 닭은 메르켈을 따라 독일로 가지 못하고 라이베리아 내 독일 대사관에서 생을 마쳤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005년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당시 불가리아 대통령으로부터 생후 2개월이던 양치기 개 '발칸'을 선물 받았다.
하지만 430달러에 달했던 발칸의 몸값은 미국 대통령이 외국 관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물 금액의 상한선을 초과했고, 부시는 미국 재무부 규정에 따라 돈을 내고 '발칸'을 샀다.
퇴임 후 부시 전 대통령은 발칸을 텍사스주 자택에서 키우려 했으나 무더운 기후에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메릴랜드주에 농장을 소유한 부시의 친구에게 다시 선물했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북한의 김정일에게 '북한판 노아의 방주'를 선물할 계획을 세웠다.
기린, 얼룩말, 코끼리 등 짐바브웨 황게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암수 한 쌍씩을 항공기를 동원해 북한의 한 동물원으로 보내 지구 상의 동물 한 쌍씩 배에 탔다는 성서 속 '노아의 방주'를 선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제 환경단체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는 바람에 이미 보낼 동물들을 준비하던 무가베 대통령은 막판에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WP는 정상에게 동물을 선물하는 관례는 중국 정부가 우호 협력을 촉진하는 취지에서 중국에만 서식하는 판다를 보내는 '판다 외교'를 연상케 한다며 "동물 선물이 항상 최고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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