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이웅 기자 =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상속자들' 등 인기가 높았던 한국 TV 드라마의 대본이 무단으로 어학교재로 둔갑돼 중국 시중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재 내용을 보면 표기 오류가 수두룩해 해외에서 한글 오용을 확산시킨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국정감사에 앞서 중국에서 유통되는 한국어교재 실태 파악 중 드라마제작사협회를 통해 해당 제작사 측에서 관련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교재들은 오프라인 서점만이 아니라 중국 아마존과 당당닷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재들을 살펴보면 드라마의 한국어 대사와 중국어를 함께 싣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교재에 실린 한국어 대사에서 다수의 표기 오류가 발견된다.
'상속자들'의 경우 '얹혀 살지만'을 '억척 살지만'으로, '나은 삶이면 좋겠다'를 '낫은 세면좋게다'로, '넘겨짚지 마'를 '옮겨짚지 마'로 잘못 표기해놨다.
'별에서 온 그대'는 '에너지'가 '엔너지'로, '모범 택시'가 '모금 택시'로 씌어있다.
'태양의 후예'는 더 심각한 데 '달려가'를 '잘려가'로, '할부로'를 '할보로'로, '농담'을 '논담'으로, '돌팔이'를 '둘파이'로, '앙숙'을 '임숙'으로 표기했다.
유은혜 의원은 "한국 창작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들이 제작사도 모르게 2차 저작물로 버젓이 유통되고, 한글까지 심각하게 훼손하는 상황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올해 안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한중 FTA 후속협상에서 문화 분야 주요 의제로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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