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좌파 연예인 등 과거 표적 세무조사 지적
야,'적폐청산·부동산가격 잡기' 등 최근 세무조사에 새정부 입김 주장
"국세행정 TF 위원 진보 인사 많아"…국세청장 "위원 선정 공정해"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13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세무조사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방을 거듭했다.
여당은 과거 좌파 연예인 등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를 문제 삼았고, 야당은 새 정권의 적폐청산, 부동산가격 잡기를 위한 세무조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과거 정치 세무조사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설치한 민관 합동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가 진보 인사 위주로 구성돼 오히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국세청이 김제동, 윤도현 등 촛불 관련 연예인 세무조사를 했고 당시 조사국장이던 김연근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국정원과 접촉해 세무조사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정원은 적폐청산 TF 내부조사를 거쳐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기획조정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하고 해당 인사 퇴출을 위한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2009년, 2011년에 특정 연예인이 속한 기획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정치적 논란이 일었던 과거 세무조사를 재점검하고 개혁 과제를 마련하겠다며 민관 합동 '국세행정 개혁 TF'를 꾸려 개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세청이 임의로 세무조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국세행정개혁 TF가 근본적으로 국세청의 역사를 새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역시 "과거 정치적 세무조사가 있었느냐"고 한승희 국세청장에게 질의했다.
한 청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바뀌면서 국세행정 방향을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TF 가동을 제가 요청했다"며 "(과거 정치적 세무조사) 의혹을 점검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새 정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이번 정부에서 적폐로 찍히면 세무조사에 들어가니까 기업들이 전전긍긍한다"며 "정권 초기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다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세청이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세무조사를 벌인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가맹 갑질을 두고 대치하는 프랜차이즈협회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어난 데다 면세점 선정 관련 의혹 때문에 한화·현대산업개발을, 4대강 관련 감사와 얽혀 SK건설·현대산업개발을 세무조사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부동산 탈루 의혹이 있는 588명을 대상으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이는 점도 지적했다.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 국세청이 '정권 하명'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 청장은 "국세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벌인다"고 선을 그으며 "(부동산 탈루 의혹자 세무조사는) 부동산 투기 관련 정책 공조라기보다는 부동산 거래에 대한 탈루 소득이 있으면 그것을 조사하는 것은 국세청의 고유 업무"라고 답했다.
국세행정 개혁 TF도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청장님은 청와대에서 강요한 적 없이 자체적으로 TF를 구성했다고 했지만 청와대 문건에 의해 TF가 구성됐고 TF 외부위원도 청와대와 교감해서 한 것"이라며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활동하신 분들 각각 두 분씩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TF 외부위원이 진보 인사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엄 의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면 근거 없는 TF를 운영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정치적 세무조사 벌였는지 여부는) TF를 취소하고 감사원에 맡겨야 하는 문제"라며 "TF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정치적인 세무조사의 잘못을 밝혀내고 제도적인 개선방안을 만들어낼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한 청장은 "여러 의혹이 제기된 (세무조사) 측면에 대해서는 아무리 스스로 개선해도 한계가 있어 외부위원이 있는 TF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으려는 고육지책이었다"며 "내외부 위원들의 선정 작업을 공정하게 했다"고 답했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