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불똥 튈까' 내내 맘 졸여…한중 통화스와프 협상

입력 2017-10-1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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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불똥 튈까' 내내 맘 졸여…한중 통화스와프 협상

중국 측 '통화스와프=관계개선'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

'1년 앞서 합의·양국 중앙은행 총재 직접 사인' 지난번과 대조적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행여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불똥이 튈까 봐 한중 통화스와프 협상 담당자들은 내내 마음을 졸였다.

1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협상은 6월 이주열 총재가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며 본격 시작됐다.

당시 이 총재가 강하게 내세운 것은 정경 분리다. 통화스와프는 무역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정치외교 이슈와는 분리해서 접근하자고 제안했고 다행히 저우 총재도 이를 받아들였다.

올해 초부터 사드 갈등이 부각되며 국제회의 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따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큰 결단으로 보였다.

실무 협의는 순조로운 편이었지만 사드 갈등이 언제 어떻게 번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양국은 최대한 조용히 추진하기로 했다. 행여 중국 내부에서 이슈화돼서 반발이 나오면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지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고 9월 송도에서 열린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내내 쉬쉬하며 치렀다.

그러나 만기일이 다가오자 대내외 관심이 고조되면서 언제까지고 보도자제만 요청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예상과 달리 9월 말이 되도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10월 초부터는 한중 양국 모두 연휴이기 때문에 일정을 넉넉히 잡자면 9월 마지막 주에는 사인을 해야 했다.

당시 이미 연장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양국은 입을 닫았다.

한국 측에서는 만기일이 데드라인이 아니라거나 긍정적인 분위기라는 신호를 계속 보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합의가 됐으며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워싱턴 회의에 참석한 김에 만나 사인을 하거나 중국 내부 사정에 맞춰 당 대회 이후에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결국 이주열 총재와 김동연 부총리는 1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일에 최종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후 기술적 검토를 거쳐 이날 발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계기로 사드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외환방어막 확보 목적도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양국 경제협력 관계 확인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중국 측에서는 통화스와프와 양국 관계개선을 곧바로 연결짓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그동안 침묵에 가까울 정도의 태도를 보였다.

만기일 전후로 환구시보나 인민일보 등을 통해 한중 통화스와프가 한국 측에 필요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을 뿐이다.

인민일보 영문판은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뒤인 12일 자에 논평을 통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무산되면 한국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양국이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성사시키고도 계약 체결식 등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려는 것도 그런 배경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가 좋았던 2013년에는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만기보다 1년이나 앞서 통화스와프 협정을 3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이듬해 미국에서 양국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 직접 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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