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설레고 가슴 떨리는 도전…내년 작은 돌풍 일으키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류중일(54)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31년간 입었던 푸른 유니폼을 벗고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류중일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LG는 지난 3일 류 감독을 12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으로, 국내 감독 최고 대우다.
경북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류 감독은 1987년 삼성에 입단해 1999년 시즌 종료 뒤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삼성 사령탑에 올라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고, 2015년에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팀이 9위에 그친 뒤,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 기술자문이 된 류 감독은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담았던 삼성을 떠나 LG에서 새롭게 지도자 경력을 이어간다.
류 감독의 선임은 그가 LG의 재계 라이벌인 삼성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였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류 감독은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에서 야구를 시작해 선수와 지도자로 31년간 삼성 유니폼만을 입었다.
LG가 그런 류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한 것은 삼성 감독으로서 투타 모두에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그의 노하우를 높이 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류 감독은 삼성에서 정규시즌 통산 810전 465승 12무 333패, 승률 0.583의 기록을 남겼다.
류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안녕하십니까. LG 트윈스의 가족이 된 류중일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LG는 올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탄탄한 투수진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69승 3무 72패, 승률 0.489에 그치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빌딩은 정체 또는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 감독은 양상문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리빌딩을 끊김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지난 2∼3년간 LG에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추진해온 리빌딩을 한마음으로 이어가겠다"며 "선후배 간의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미래를 향한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면 머지않아 우승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선수와 지도자 인생에서 바로 지금, 가장 설레고 가슴 떨리는 도전을 하고 있다"며 "LG의 재건을 이끌어야 할 생각에 심장이 터질 것 같다. LG의 신바람과 잘 어우러져 내년 시즌 작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마지막으로 "나보다 우리, 걱정보다는 실천, LG 트윈스라는 명문 구단의 이름에 걸맞은 야구를 하겠다"며 "신바람 야구, 멋진 야구, 무적 LG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신문범 대표이사가 류 감독에게 구단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양상문 신임 단장이자 전 감독이 꽃다발을 전했다.
선수단 대표로는 주장 류제국을 비롯해 박용택, 차우찬이 취임식 현장을 찾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옮기기 전, 삼성에서 류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차우찬은 류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감독님은 선수들이 한두 경기 부진해도 꾸준히 믿음을 주는 스타일이라서,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