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통화스와프 미국서 단독 발표…3년 전과 대조

입력 2017-10-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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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미국서 단독 발표…3년 전과 대조

'사드갈등 관계개선 전기' vs '더 나빠지지 않았다 정도'…분석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2014년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통화 스와프 만기 연장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미 1년 전에 양국 정상이 만기 연장에 합의했으나 양국 중앙은행 총재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김에 만나 서명식을 한 것이다.

3년 뒤인 2017년 10월 12일(현지시간) 역시 워싱턴DC에서 이주열 총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함께 기자들을 만나 560억 달러 규모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밝혔다.

공식 발표는 아니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업무 만찬 도중 잠깐 서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중국 저우 총재도 이번 회의에 참석했으나 이 자리에는 보이지 않았다.

한은에서는 통화 스와프 만기 연장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표현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 알리는 데 중국 측과도 합의가 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만기일인 10일에 중국 측과 최종 합의했으며 이후 기술적 검토가 있어서 이제 알려준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연장 여부와 계약 내용 등 본질적인 사항을 합의했으므로 통화 스와프가 끊김 없이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10일 자정으로 기존 계약은 만료되고 곧이어 새로운 계약 효력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귀국 후인 17일 이후에 소식을 전하자니 너무 늦어지는 같아서 미국 현지에서 바로 밝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다. 최종 합의가 이뤄져서 통화 스와프 효력이 유효할 정도였다면 당장 10일 밤 혹은 11일 아침 부총리와 총재 출국 전에라도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민일보 영문판은 12일 자에 논평을 통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무산되면 한국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면에 다른 사정이 있는지를 두고 이런저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은과 정부 관계자들은 어떤 내용이든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극히 조심스러워 한다. 중국 입장에 관련해서도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냉랭한 한중관계에 개선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한중 통화 스와프는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에도 필요한 협정이기 때문에 '정경분리'가 적용된 예외사례라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도 18일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개막을 앞두고 한중관계가 더 냉각되며 부담이 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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