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일 위안부 피해자 사는 보은에 평화의 소녀상 섰다

입력 2017-10-13 17:45  

충북 유일 위안부 피해자 사는 보은에 평화의 소녀상 섰다

불과 넉 달 만에 소녀상 건립비 8천만원 모금…뱃들공원서 제막식

위안부 피해 이옥선·강일출·박옥선 할머니, 혼다 전 美의원 참석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유일의 위안부 피해자가 거주하는 보은군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보은지역 200여곳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구왕회 보은문화원장)는 13일 보은읍 시가지 중심의 뱃들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했다.

이 행사에는 보은군 속리산면에서 60여년째 은둔생활을 하는 이옥선(87) 할머니를 비롯해 강일출(87)·박옥선(93) 할머니 등 3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참석했다.

2007년 미국 연방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해 '위안부 지킴이'로 불리는 마이크 혼다 전 하원의원도 제막식에 참석해 소녀상 건립의 뜻을 기렸다.

구 대표는 "피해자들의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사과는 커녕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며 "오늘 세워진 소녀상을 잘 관리해 진실을 바로 알려야 한다"고 건립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추진위원회를 이끌면서 9천만원의 건립기금을 모금했다. 이 돈으로 지난달 충북생명산업고, 보은고, 보은여중고 등 이 지역 중·고등학교 3곳에 작은 소녀상을 세웠다.

제막식을 지켜본 위안부 피해자 이 할머니는 "당장이라도 일본에 복수해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전국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강 할머니도 "우리는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후대만큼은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혼다 전 의원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을 향해 모든 사람이 큰 소리로 만행을 지적해야 한다"며 "특히 젊은이들이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잘못을 지적해야 위안부 같은 인권 침해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충북 위안부 피해자 중 유일하게 생존한 이 할머니는 1924년 일본군에 끌려가 2년 넘게 '생지옥'을 경험했다. 그녀는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광복을 맞았지만,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속리산에 정착해 굴곡진 삶을 이어가는 중이다.

자신과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30여년째 대문 앞에 태극기를 내거는가 하면, 몇 해 전 위안부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모은 돈 2천만원을 보은군민장학회 인재양성자금으로 쾌척, 주민들을 감동시켰다.

추진위는 그녀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날 건립한 소녀상 바로 옆에 그녀의 얼굴 조각과 굴곡진 인생을 소개한 비를 세웠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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