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내년 부산항에 국내 처음으로 컨테이너선에 육상의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AMP)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같은 대형 선박들은 부두에 접안했을 때도 벙커유를 사용하는 엔진을 계속 가동함으로써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한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주요 항만에서 부두 접안 선박의 육상전기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내년에 부산신항 2개 컨테이너 터미널의 4개 선석(배가 접안하는 장소)에 6천600㎾h 용량의 전기공급 설비를 구축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설비가 구축되면 해당 선석에 접안한 선박은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동안 자체 엔진 대신 육상에서 공급하는 전기로 선박 내 필수시설들을 가동하게 된다.
20피트 컨테이너 1만3천개를 싣는 대형 선박은 평균 21시간 부두에 접안해 하역작업을 한다.
벙커유를 쓰는 엔진가동을 중단하고 전기를 쓰면 척당 미세먼지 16㎏, 질소산화물 320㎏, 황산화물 830㎏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항만공사는 설명했다.
육상전기공급설비 구축에는 선석 당 30억원 정도가 든다.
항만공사는 이 비용을 해양수산부와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비가 확보되면 설계와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설계부터 공사 마무리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부산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나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해 다른 항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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