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MMF자금 대폭 줄어…"경기회복 신호탄"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단기 부동자금 성격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올해 4∼5월 코스피의 대세 상승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단기 부동자금이 증가했던 것과 대비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MMF 설정액은 106조3천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17일의 138조38억원에서 31조6천763억원(22.95%) 가량 감소한 것이다.
MMF 설정액 중 법인자금이 110조3천757억원에서 80조1천1716억원으로 30조2천41억원(27.36%) 줄었고 개인자금은 27조6천278억원에서 26조1천557억원으로 1조4천721억원(5.32%) 감소해 법인 MMF의 감소세가 훨씬 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MMF 자금의 감소는 통상 투자심리가 좋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며 "특히 법인 MMF 자금이 줄어드는 것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커졌다는 것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이는 기업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입출금식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데 많이 활용한다.
통상적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모이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가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MMF 설정액은 지난 1월2일 105조원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후 증시는 6년 만의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탈출하며 기지개를 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 한국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르면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높아져 지난 5월 사상 최대인 138조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 조짐은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한 자금 규모는 5조3천845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최근 3개월간은 9천66억원이 순유입돼 반전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특히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는 1조4천186억원이 유입되는 등 자금 몰이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중반 코스피 상승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않는 데 대해 박스권 장세에 대한 경험치로 인해 확신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증거가 확인되면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복귀하리라 전망한 바 있다.
박스권 탈피 당시 지수가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과 달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15.35%, 인덱스펀드 20.00%, 액티브펀드 11.90%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 실장은 "투자자예탁금, 은행 예·적금 등 단기 부동자금 전체로 보면 아직도 시장에 유동 자금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투자될 가능성이 거의 차단된 상태여서 이들 자금이 현재 호조를 보이는 증시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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