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카드 원종현, 손아섭·이대호에게 홈런 맞고 '와르르'
(창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승부사의 직감이 때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낳을 때도 있다.
13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그랬다.
롯데에 선취점을 내준 뒤 곧바로 1-1 동점을 만든 5회 초 수비 때 김경문 NC 감독의 '촉'이 발동했다.
1사 후 앤디 번즈에게 중견수 쪽 2루타를 내준 선발 투수 최금강이 문규현에게 초구 높은 볼을 던지자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최일언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보냈다.
4⅓이닝을 1점으로 막은 최금강이 60번째 공을 던진 뒤였다.
안방에서 준PO를 끝내겠다고 생각한 김 감독은 이 순간을 4차전의 승부처로 판단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리하지 않되 반 박자 빠른 선수 교체 전략을 펴 온 백전노장 김 감독은 원종현 카드로 롯데의 예봉을 꺾고자 했다.
문규현을 땅볼로 잡아 2사 3루가 되자 김 감독의 작전을 들어맞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내야 안타 2개가 김 감독의 계투 구상을 헝클어놨다.
신본기가 친 타구는 3루수 앞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내야 안타가 됐다. 번즈의 득점으로 롯데는 2-1로 다시 앞섰다.
2사 1루에선 전준우가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기회를 한창 타격감각 좋은 손아섭에게 이었다.
2사 1, 2루에서 등장한 손아섭은 원종현의 초구를 헛친 뒤 2구째 바깥쪽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번개처럼 배트를 돌렸다.
앞 타석인 4회 좌중간 펜스를 넘겼을 때와 비슷한 로케이션으로 공이 들어오자 손아섭은 기다리지 않았다.
두 번째 3점 홈런 역시 좌중간 방향이었다.
원종현이 6회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마산구장 가운데 스탠드 중단에 떨어지는 엄청난 비거리(130m)의 솔로포를 헌납한 것으로 사실상 이날 승부는 끝났다.
타선마저 '인생투'를 선사한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게 삼진 11개를 헌납하며 1득점에 그친 탓에 NC는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았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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