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前차관보 "트럼프 호전성 도움안된다…북한사람처럼 말해"

입력 2017-10-1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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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前차관보 "트럼프 호전성 도움안된다…북한사람처럼 말해"

"한국서 美 정치지도부에 대한 신뢰 떨어진 상태…트럼프, 아베 총리 돕고싶어 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북핵 문제 권위자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군사 옵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과격한 발언으로 북미 간 긴장을 끌어올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기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12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을 언급하면서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호전성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이 어디에서 북한인 연설문 작성 담당자를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꼭 북한사람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북한사람들의 귀에 듣기 좋게 들린다"면서 "북한 정권은 항상 국민에게 '봐라. 우리는 포위됐고 위험에 처했고,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런 상황은 그들에게 완벽하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되지 않은 발언이 동맹국인 한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북한으로부터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고 북한은 1만4천 문의 대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극히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현재 미국의 정치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실제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의 호전적 행동과 함께 미군의 움직임도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북한에 실제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쏟는 일에 덜 집중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일본의 아베 신조(총리)를 돕고 싶어 한다. 대통령은 일본 여론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힐 전 차관보는 "결국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일종의 모호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식견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우리에게는 그저 사물을 분석하기를 거부하고 오로지 거친 측면에서 사물을 보는 대통령이 있다"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는 "우리는 미국이 어른의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그는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에서 핵무기 사용은 필요 없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북한을 몇 차례 파괴하는 데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우리는 전 세계를 몇 차례 파괴할 만큼의 충분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군사력) 2위부터 10개 국가를 다 합친 것보다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가 북한을 다루는 데 핵무기는 필요 없다. 그리고 미군은 이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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