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 재도전] '조로증' 韓경제…성장률 낙폭 OECD 상위권

입력 2017-10-15 06:01  

[3% 성장 재도전] '조로증' 韓경제…성장률 낙폭 OECD 상위권

금융위기 전후 평균 성장률 4.6→3.1% 급락…일본·프랑스 등은 상승세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전후 성장률 낙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OECD 등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이전 8년(2001∼2008년)과 이후 8년(2009∼2016년)의 한국 경제 평균 성장률을 비교하면 4.6%에서 3.1%로 1.5%포인트(p)나 쪼그라들었다.

한국 성장률은 2002년 7.4%에 이르는 등 2000년대 초반 4∼5% 내외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도 2008년과 2009년 각각 2.8%, 0.7%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후 2010년과 2011년 각각 6.5%, 3.7% 성장하면서 금융위기 이전 체력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2012년 이후 5년간 2014년(3.3%)을 제외하고 모두 2%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률 금융위기 전후 낙폭(1.5%p)은 OECD 36개국 중 15번째로 크다.

하지만 2012년 재정위기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일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면 낙폭 순위는 24개국 중 7위로 올라간다.

이 중에서도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 등 한국보다 성장률 낙폭이 큰 3개국은 최근 2∼3년간 성장세가 눈에 띌 만큼 강해지고 있어 답보를 거듭하는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결국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한국보다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는 국가는 라트비아(7.2%p), 에스토니아(5.0%p), 칠레(1.6%p) 등 뿐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하기는 했지만 그 속도는 더딘 편이다.

금융위기 전후 각각 8년간 평균 성장률을 비교하면 프랑스는 1.7%에서 0.6%로 떨어졌지만 2015년 1.1%, 2016년 1.2%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일본 역시 1.0%에서 0.6%로 급락했지만 2015년 1.2%, 2016년 1.0%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성장률이 회복됐다.

독일(1.4%→1.1%), 미국(2.1%→1.5%) 등은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스라엘(3.1%→3.5%), 터키(4.7%→5.3%), 아일랜드(4.3%→5.1%) 등은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성장률이 상승했다.







세계 선진국 중 유독 한국만 금융위기 이전 성장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김도완 과장과 한진현·이은경 조사역은 5월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성장잠재력 하락요인 분석: 생산 효율성을 중심으로'라는 제목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OECD 주요국의 생산 효율성을 추산했다.

그 결과 금융위기 이후인 2011∼2015년 우리나라 평균 생산 효율성은 OECD 33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OECD에서 21위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보다 생산성이 낮은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의 주력 산업 경쟁력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졌고 가계부문의 구매력도 많이 약화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성장률 하락이 빠른 것은)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돼있다"고 말했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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