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과 그가 이끄는 극단 목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전거'가 이달 말 오태석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태석이 1983년 발표한 '자전거'는 그해 명동 드라마센터에서 초연된 뒤 수많은 연출가가 무대에 올렸고 오태석 자신도 끊임없는 각색으로 여러 차례 연출한 작품이다.
201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고전 중 연극 분야 공동 2위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희곡은 영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로도 번역됐다.
연극은 시골 면사무소의 윤서기가 동료 구서기에게 42일간의 결근 사유를 밝히는 결근계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황당하고 비합리적인 사유서를 본 구서기에게 윤서기는 사건이 일어난 '그날 밤'에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윤서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국전쟁 때 반동분자로 몰려 등기소에 갇힌 뒤 불에 타 죽은 아버지의 사연과 화재로 숨지는 문둥이 부모의 이야기를 축으로 환영과 현실이 엇갈린다.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퇴각하던 인민군이 서천군 등기소에 마을 유지들을 가둬놓고 불을 지른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실제 오태석이 11살 때 목격한 장면이기도 하다.
극단 '목화'의 공연으로는 2014년 30주년 기념 공연 이후 3년 만이다. 공연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20∼28일 진행된다. 전석 3만원. ☎ 02-745-39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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