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를 비롯한 국제 테러조직들이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역내 거점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초부터 이달 6일까지 자국내에 잠입해 있던 외국인 테러 조직원 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다수는 IS 조직원이거나, IS 연계조직에 속한 인물들이었다.
모하마드 푸지 하룬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체포된 IS 조직원의 수는 31명이었으며 여기에는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활동했던 IS 지휘관 3명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동남아 등 여타 지역에 침입해 공격을 감행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검거된 나머지 14명 중 9명은 필리핀 남부를 거점으로 내외국인 납치와 폭탄 테러 등을 일삼아 온 IS 연계 반군단체 아부사야프의 조직원이었다.
또, 작년 7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교가 식당에서 인질 테러를 벌여 외국인 등 22명을 살해한 자마툴 무자헤딘 방글라데시(JMB) 조직원 1명과 알바니아계 IS 연계 테러 조직원 1명도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부사야프 조직원들은 2017년 쿠알라룸푸르 동남아시안(SEA) 게임 폐막식을 노리는 등 IS와 함께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테러를 저지르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푸지 청장은 "다른 단체들은 말레이시아를 여타 국가에서 테러를 저지르기 위한 작전기지로 삼거나 은신처 혹은 자금조달처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밖에 작년 터키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과 연계된 인물 3명도 외국인 테러 조직원으로 간주해 체포후 추방했다.
IS는 국제 연합군의 공세로 중동에서의 세력이 위축되자 동남아시아 등 여타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데 관심을 보여 왔다.
올해 5월에는 IS를 추종하는 이슬람 반군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반군 대원들 사이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예멘, 체첸 등 여타 국가 출신 IS 추종자들도 다수 섞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라위 시에서는 이후 5개월째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IS는 최근에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빌미 삼아 미얀마 등지로도 세력을 확장할 조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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