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재산 45억원 추징…"자수해 수사 협조한 점 인정해 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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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1호 수배자'로 꼽은 국외 도피 부패 사범 양슈주(楊秀珠·71) 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부시장에게 8년형이 선고됐다.
1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항저우(杭州)시 중급법원 일심 재판부는 횡령 및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양슈주에게 징역 8년 형을 선고하고 80만 위안(약 1천4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한, 횡령과 뇌물수수로 그가 모은 불법 재산 2천640만 위안(약 45억원)을 추징한다고 밝혔다.
양슈주는 원저우시 철도부동산공사 대표, 시장 비서, 부시장, 저장성 건설청 부청장 등을 역임했던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횡령과 뇌물수수로 거액의 불법 재산을 모은 죄가 인정됐다.
다만 양슈주가 자수한 후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불법 재산 추징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경감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양슈주는 2003년 당국이 부패 혐의로 조사할 낌새를 눈치채고 홍콩을 거쳐 싱가포르로 달아난 뒤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을 전전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그의 횡령 및 뇌물수수액이 2억5천만 위안(약 43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왔다가 2014년 중국 측의 사법 협조 요청에 따라 체포됐다. 하지만 중국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며 미국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2015년 4월 중국 당국이 국외 부패 사범 검거와 장물 회수를 위한 '천망행동'(天網行動)을 발표했을 때 그는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百名紅通) 중 1호로 지목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갑작스레 마음을 바꿔 망명 신청을 포기하고 자수 의사를 밝힌 후 중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는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국외로 도피한 관원 등은 하루빨리 귀국할 것을 호소한다"며 "적색 수배자 1호인 나를 당국이 이처럼 예를 갖춰 대하는 점을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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