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 "무고한 희생자 만들면 안 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한국계 미국인인 북한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 수 있는 한반도 군사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고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로버트 박은 편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과 관련이 없는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의 삶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불행하게 독재정권 아래 태어난 이들은 70년 넘게 독재 권력에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박은 "재래식 전쟁이든 핵전쟁이든 무고한 남한 사람들도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나 국제사회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반도 남과 북 양측의 민간인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인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인내와 희생을 감내해 왔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박은 최근 미국의 핵 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전략 무기들이 한반도에 전개되고, 북한과 미국이 계속해서 군사력을 앞세우는 태도를 보이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엘리트의 탈북은 김정은 정권에 충성하는 북한 상위층도 김정은의 독재에 맞설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부분 북한 주민을 감싸고, 김정은 독재에 대항하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난 로버트 박은 2009년 성탄절에 북한 인권 개선을 주장하며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간 뒤 억류됐다가 2010년 2월 6일 43일 만에 풀려났다.
로버트 박은 억류 당시 고문을 받았다고 폭로했으며, 북한에서 풀려난 뒤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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