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한국당 '文정부 무능심판' 시위에 곳곳서 여야 신경전

입력 2017-10-16 11:58  

[국감현장] 한국당 '文정부 무능심판' 시위에 곳곳서 여야 신경전

'文정부 무능심판' 노트북 전면에 부착…농해수·국토·복지위서 공방

與 "정쟁유발 공해, 피켓 내려라"…野 "민주당도 과거 피켓시위, 못 내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이 2주차로 접어든 국정감사 무대를 활용해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문구 시위에 나서면서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16일 국정감사장 자신의 좌석 노트북 전면에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이라고 적힌 문구를 붙이는 시위를 펼쳤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국감을 정쟁화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한국당 의원들의 이 같은 시위로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30여 분간 공전하는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상임위 의원들의 발언 기회가 있으니 정리를 하는 게 맞다"며 한국당 시위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휴대전화로 과거 민주당 의원들의 유사한 시위 사진을 내보이며 "'친일독재미화 교과서 검정 취소'라는 이런 홍보용 스티커를 붙이고 (국감을) 진행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여야 간 공방이 지속되면서 정무위 국감은 1시간 만에 한차례 정회했다. 이후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문구를 붙인 노트북을 덮는 선에서 여야 간 의견 조율이 이뤄져 국감은 10분 뒤에 재개됐다.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전개됐다. 여야는 한국당의 문구 시위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다 1시간 만에 정회했고, 한국당은 시위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로 20여 분 만에 국감을 재개했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이라고 시위하는데 이것을 하루종일 쳐다봐야 하는 입장에서 정신적으로 공해다. 국감을 오염시키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 심판은 한국당이 국감에 임하는 기본적 입장의 한가지"라며 "그 내용을 앞에 놓인 노트북에 게시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 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의 본격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무능 심판' 문구로 여야간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학생으로 치자면 저희들은 중간고사도 안 본 입장인데 (한국당의) 문구가 좀 원활하게 상임위 진행하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여당이 야당 시절에는 이것보다 더한 문구도 많이 붙였다. 이 문구 갖고 감사 진행을 못 한다고 하면 뭔가 찔리는 것이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면 된다"며 맞불을 놨다.

보건복지위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이 PC 전면에 게시한 문구를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1시간여 공방이 오가면서 본질의 시작이 지연됐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복지위는 그동안 정책 감사로 호의적 평가를 받아왔다"며 "이런 행위가 어떤 실익이 있는지 야당 의원들이 판단해주면 좋겠다. 정책 감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국감장에서) 피켓을 붙인 원조는 지금의 여당"이라며 "야당은 여러 표현 방법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있고, 여당은 이를 큰 품으로 넉넉히 안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위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똑같은 문구를 노트북 전면에 부착한 채 국감에 임했으나 여당 의원들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곧장 본 질의를 시작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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