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혹 부각하며 국회 위증고발 추진…舊여권·보수야당 정조준
野에 '사회적 참사법' 논의 위한 협의제안…'개혁 대 적폐'구도 조성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세월호 참사 보고시간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변경 사건'을 계기로 전 정부에 대한 공세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세월호 7시간 30분 의혹'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요구한 데 이어 16일에는 당시 조작에 박 전 대통령이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백혜련 대변인인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고시간을 조작하고 지침을 개정한 목적은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행위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 없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전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응에 대한 의혹을 부각하면서 전 정부 관계자들의 국회 발언을 위증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회와 청문회, 헌재의 탄핵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김기춘, 김장수 등 피고인과 증인들은 박근혜 청와대가 짜 맞춘 시나리오와 각본에 따라 앵무새처럼 거짓을 이야기했는데 최초 기획자가 청와대의 누구였는지를 밝혀내야 한다"면서 "박근혜 청와대와 변호인단은 당시 오전 10시 15분 대통령의 유선 지시가 있었다는 통화기록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보고기록 조작과 대통령훈령 조작사건은 국민 생명에 관한 기본권을 위반한 반헌법적 행위이고 공문서위조와 훼손, 직권남용 등의 범죄행위"라면서 "(박근혜 정부는) '선(先)거짓말 후(後)조작'으로 국민을 기망했다. 그동안 국회에서 한 위증과 허위증언 혐의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과 함께 국회 차원에서의 고발 등 후속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진상 규명을 위해 법사위, 행정안전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운영위 등의 관련 상임위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및 당시 실무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등 내용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처리하기 위해 다른 야당과의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를 이 법안의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야당에 공식 제안했다.
이 법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의 찬성으로 지난해 12월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신속안건으로 지정됐으며 관련 법에 따라 다음 달 본회의에 부의된다.
국회 의사일정을 감안할 때 다음 달 23일 본회의에 부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 등과 이 법안 내용과 함께 처리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야당일 때 추진한 이 법에서는 위원회 구성을 여당 3명, 야당 6명이 각각 추천하도록 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를 감안해 이 조항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이에 대한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민주당의 이 같은 전방위 공세는 구(舊)여권을 정조준하는 동시에 당시 여당이었던 보수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회적 참사법' 처리를 연결고리로 '개혁세력 대 적폐세력'이라는 구도를 만들면서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가속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노무현·김대중 정부를 '원조 적폐'로 규정하고 노 전 대통령 일가를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또다른 적폐로 규정하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제1야당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자유한국당의 졸렬하고 비겁한 적폐 물타기를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한국당의 악의적 의도는 국민의 명령으로 진행되는 적폐청산을 가로막겠다고 선언한 것이고, 특히 적폐 끝판왕으로 지목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막아 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언제까지 돌아가신 대통령의 가족까지 정쟁에 끌어들일 것인가"라면서 "빨리 고발을 취하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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