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개최한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놓고 여야가 부딪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탈원전 정책의 부당성을 이날 국감의 핵심 화두로 잡고 공세를 집중한 반면, 여당은 이를 '일방적인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면서도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확전을 피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졸속 탈원전 중단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자신들의 노트북 겉면에 붙인 채로 질의를 이어갔다.
강효상 의원은 "공론화위는 설립 근거가 현행법에 없다. 편법으로 총리의 훈령을 근거로 설립됐다"면서 "이처럼 법적 지위가 모호한 공론화위의 의견을 받아 정부가 최종 결정하는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에너지 백년대계를 3개월간 비전문가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결정한다는 것은 졸속행정의 극치"라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김재경 의원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원자력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표심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런데 여러분(한수원·원안위)마저도 주춤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을 보면 밀려서 여러분의 논리가 없는데 이러면 한국에서 원자력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한국 원자력이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 밝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공론화위에서 만약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권고가 결정된다면 원자력안전법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국회에서 법이 개정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한수원은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며 대안 부재를 지적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도 "의원님의 걱정처럼 저희도 사실 그 부분을 굉장히 고민한다"며 사실상 현재로선 명확한 대책이 없음을 밝혔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공약으로 얘기했다는 이유로 법적 개정절차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전력 수급계획도 검토 안 된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이거야말로 아마추어 정권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방어에 나섰다. 다만 공론화위의 오는 20일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여야 간 '확전' 자제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박홍근 의원은 "공론화위 결정을 앞두고 여당 의원들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신중히 발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붙인 피켓을 통해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철거를 요청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모든 걸 완료하자는 것이 아님을 국민은 안다"면서 "그런데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정치공세로 몰아가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신경민 의원도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일은 공론화위원회를 지켜보는 것"이라며 "오늘 국감은 국민이 관심이 가진 원자력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이 문제에 집중해서 논의하자. 조용하고 깨끗하게 국감다운 국감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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