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나만 빼고 모든 선수가 NC가 올라오길 바라더라고요."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유희관(31·두산 베어스)은 '재담꾼' 답게 자신이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NC 다이노스의 자존심을 긁는 능력이 있었다.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경기를 하루 앞둔 두산의 김태형 감독과 유희관, 양의지를 비롯해 NC의 김경문 감독, 임창민, 모창민 등 두 팀의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자리에 참석해 시리즈 승리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두산과 NC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올해로 3번째다. 2015년 플레이오프와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는데, 두 번 모두 두산이 웃었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도 11승 5패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자신감을 감췄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이 NC에 앞선 점을 묻자 "상대전적은 우리가 조금 우세하다"며 "하지만 단기전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함께 포수로 뛴 선배 김경문 감독을 배려해 김태형 감독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유희관 역시 발언 수위를 조절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올라온 NC의 심기를 은근히 건드렸다.
워낙 언변이 뛰어나 미디어데이 단골손님인 유희관은 "미디어데이 1선발 유희관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저는 내심 롯데가 올라오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롯데전에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만 빼고 모두가 NC가 올라오길 바라더라. 선수들이 그런 자신감이 있으므로 힘차게 경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유희관은 팀 내에서 어떤 선수가 특히 NC에 자신감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이 특히 자신감이 많더라"며 "그 3명이 공격의 불을 지피지 않을까 싶다. 자신감이 넘치는데, 분명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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