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10년내 ODA 졸업…우리 표준·기술 적용된 ODA 후속사업에 국내 기업 유리"
(리마=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박명혜 KOICA 페루사무소 부소장은 16일(현지시간) "페루에서의 ODA(공적개발원조)는 국익이나 일자리 창출과 연결될 여지가 다른 수원국(원조받는 나라)에 비해 훨씬 크다"고 밝혔다.
박 부소장은 현지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페루의 소득수준이 머지않아 수원국 지위를 벗어날 정도로 높아졌는데, 한국식 표준이나 기술이 적용된 ODA 후속사업의 입찰에는 당연히 한국 기업이 유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도 페루 곳곳에서 당장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이익과 연계된 ODA 사업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소장은 지난해 페루에 부임했다. 2012년 KOICA 입사 후 첫 해외 근무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對) 페루 ODA의 특징은.
▲ 페루는 202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목표로 한다. ODA 기준에서 보면 '중고소득국'에 해당한다. 늦어도 10년쯤 후면 수원국 지위를 벗어날 정도로 소득수준이 중상위권에 올라섰다는 얘기다. 어떤 나라든 개발원조를 하면서 장기적인 국익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페루와 같은 나라는 그것이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ODA를 졸업할 정도의 경제력이 갖춰지면 해당 국가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주하게 된다. 기존 ODA의 후속 내지 보완사업도 적지 않다. 한국은 페루에서 27년간 ODA 사업을 통해 한국의 표준을 심고 우수한 기술력을 알렸다. 한국 기업이나 인력이 페루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착실히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인바디가 조만간 페루 시장에 진출할 것 같다. 우리가 1990년대 이곳에 한국형 병원을 지었고 지금도 많은 보건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회사 측에서 최근 현장을 방문했다고 들었다.
-- 저소득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 정부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발주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장 규모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중소득국이나 특히 저소득국은 원조 공여국과의 상생에 이르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그런 국가들에 대해서는 당장 메리트가 없다는 점에서 관심이 적은 편이다.
-- 일자리와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나.
▲ 태권도가 보급되면 태권도 사범의 수요가 생기듯이, 한국이 시행한 ODA의 후속 사업은 어떤 업체가 담당하든 한국인 전문가를 필요로 하게 마련이다. 한국 기업이 맡게 된다면 한국 인력이 이곳으로 나오게 된다.
-- 페루의 동포사회 규모는.
▲ 중국인은 100만 명, 일본인은 10만 명이 사는데 한국인은 1천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은 광산 개발에 관심을 갖고 우리보다 훨씬 빨리 진출했던 것으로 안다. 한국인의 이민은 1980년대 후반 페루 연안 오징어잡이를 위해 수산업계가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다. 한국에서 팔리는 진미채의 90%가 페루산이다.
-- 한국인 관광객은 많이 오지 않나.
▲ 2015년 페루를 다녀간 관광객이 2만3천여 명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고 한다. TV 예능 '꽃보다 청춘'을 통해 페루의 다채로운 모습이 소개된 것이 계기였던 것 같다. 페루관광청은 앞으로 페루의 음식문화를 비롯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관광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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