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타고 남미로] ③ 페루는 남미 한류의 메카…동호회 가장 많아

입력 2017-10-18 08:30  

[ODA 타고 남미로] ③ 페루는 남미 한류의 메카…동호회 가장 많아

한류동호회 55개로 브라질·아르헨 앞서고 K-팝 경연대회도 수시로 열려



(리마=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한반도와는 지구의 정반대(대척점) 쪽에 있는, 그래서 인천공항에서 비행에만 최소 20시간 이상이 걸리는 페루에서도 한류의 열기는 지구촌 어느 지역 못지않게 뜨겁다.

박명혜 KOICA 페루사무소 부소장은 "페루는 남미에서 한국 TV드라마가 가장 자주 방영되고 한류 동호회 숫자도 가장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 곳곳에서 K-팝 커버댄스 경연대회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면서 "KOICA 봉사단이 활동하는 9개 지역에서 '한국의 밤' 행사가 열릴 때마다 대회 우승팀이 와서 공연을 한다"고 소개했다.

2012년 JYJ 공연을 필두로 MBLAQ, 빅뱅, 김현중, 슈퍼주니어, 유키스 등 한류 스타들이 꾸준히 페루를 찾아 공연과 팬미팅 등을 통해 K-팝 팬층을 넓혀왔다.

2013년 5월에는 한국-페루 수교 50주년 기념 문화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등 양국간 문화교류는 날로 폭을 넓히는 추세다.

국제교류재단 자료를 보면 페루에서 활동하는 한류 동호회(2012년 기준)는 총 55개로 브라질(35),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각각 20), 칠레(6) 등을 제치고 남미에서 가장 많다.

페루에서는 지난 2002년 국영방송 TNP가 최초로 한국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와 '이브의 모든 것'을 방영해 히트시켰고, 2005년의 재방송도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 드라마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끈 작품은 '대장금'으로 2008년 평일 저녁에 매일 방영됐고, 일요일에는 3시간씩 특별방송을 편성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2009년 12월에는 '이브의 모든 것'이 주중 황금시간대에 또다시 재방영됐는데 이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남미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다.

코트라 리마무역관에 따르면 페루의 한류는 드라마에서 시작됐지만 현재 드라마보다 많은 팬을 보유한 장르는 K-팝이다.

'한국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K-팝을 꼽았다는 것이다.

남미 최초로 한류스타를 초대한 페루의 공식 행사는 2010년 한국 비보이 'SMOOZ'의 공연으로, 현지 팬클럽인 '문도 아시아니끄'(Mundo Asianik)가 초청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팬클럽은 K-팝 경연대회를 자체적으로 주최하고 인접국과 연계한 통합대회도 연다. 한국과의 거리 차이로 한국 스타가 자주 방문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서 스스로 자신들이 무대를 꾸미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편 팬클럽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페루의 10대들은 한류 콘텐츠에 소비 가능한 금액이 한 달에 50∼100솔(약 2만∼4만 원)이라고 응답했다.

또 한 번의 팬 미팅이나 콘서트를 위해 600솔(약 25만 원) 이상을 소비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해당 장소에서 판매되는 부가상품이나 DVD, 티셔츠 등의 기념품도 원본이라면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wolf8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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