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아들서 대통령으로'…키르기스 대선 당선자 제엔베코프

입력 2017-10-16 18:09  

'농민의 아들서 대통령으로'…키르기스 대선 당선자 제엔베코프

사상 첫 평화적 정권교체 주인공…러와 경제통합정책 유지 예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서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여당 후보 소론바이 제엔베코프(58)는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현 대통령의 후계자로 불린다.

지난 5월 여당인 '사회민주당'에 의해 대선 후보로 추대됐을 당시 제엔베코프는 지지도가 6% 미만에 머물렀으나, 그 이후 성공적인 선거 운동과 아탐바예프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으로 10월에는 지지도가 40%까지 상승하며 당선이 유력해졌다.

헌법상의 6년 단임 규정에 걸려 대선 재도전이 막힌 아탐바예프 현 대통령은 제엔베코프를 친구라고 부르며 적극 지지해온 반면 경쟁 상대인 갑부 출신 야당 후보 오무르벡 바바노프(47)를 비판해왔다.

키르기스 현지에선 약 300만 명의 유권자(전체 인구 600만 명)들이 제엔베코프 지지를 통해 정치적 안정과 평화적 권력 승계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직 야당 후보 바바노프가 패배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키르기스스탄이 1991년 옛 소련 독립 이후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의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독립 이후에도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동안 키르기스에선 양상이 다소 달랐다.

초대 대통령인 아스카르 아카예프가 집권 15년만인 2005년 '튤립혁명'으로 불린 시민혁명으로 축출됐고, 뒤를 이은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도 부패 혐의에 대한 시민 저항운동으로 2010년 쫓겨나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키르기스는 그 이후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부패를 막기 위해 6년 단임제를 채택했다.

아탐바예프 현 대통령은 오는 12월 1일 퇴임 뒤 의회 의장이나 총리도 맡지 않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제엔베코프는 낙후한 키르기스 남부 오슈 지역의 농민 집안 출신이다. 아이만 11명인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그는 농대를 졸업하고 한때 오슈 지역 집단농장 농장장으로 일했다. 그러다가 37세 때인 1995년 의원으로 선출돼 12년 동안 줄곧 의정 활동을 하며 정치 경력을 다졌다.

그러고나서 바키예프 전 대통령 시절 농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아탐바예프 정권 들어 오슈 지역 중앙정부 대표를 역임한 뒤 2016년 4월부터 총리로 재직하다 대선전에 뛰어들었다.

제엔베코프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당선되면 현 대통령의 정치 노선을 승계할 것"이라고 밝혀온 만큼, 그가 집권한 뒤에도 키르기스의 대내외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탐바예프 대통령 시절 강화된 친(親)러시아 노선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1년 집권한 아탐바예프는 자국내에 주둔 중이던 미군기지를 철수시키고 2015년에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에 가입하는 등 친러 노선을 강화해 왔다.

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러시아 거주 키르기스 이주민들이 현지에서 벌어 고국으로 보내는 외화는 키르기스 정부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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