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 대출사업 뺏긴 신한, 국민연금까지 놓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박의래 기자 = 600조 원의 자산을 운용 중인 국민연금공단은 연금보험료 수납과 연금 지급, 운용자금 결제 등 공단의 금융 업무를 수행할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000030]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공단은 현장실사와 기술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계약 기간은 2018년 3월부터 3년으로 하되 평가를 통해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공단은 주거래은행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 경쟁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고, 제안서 평가위원회의 과반수를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앞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입찰에 참여했다.
이원희 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은 연금 사업 전반에 걸친 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엄정한 절차를 거쳐 선정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이 원활하게 지급되고 운용자금 업무가 더욱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에 우리은행이 선정된 것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2파전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따내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해 역량을 집중했으며 주거래업무뿐 아니라 정보화 사업이나 중장기 전략까지 준비한 끝에 주거래은행을 차지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최대 연기금의 금고 역할을 맡게 돼 임직원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시중은행 최초로 기관고객본부를 만들고 189개 공공기관 및 102년 동안 서울시의 주거래은행을 맡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의 노후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2007년부터 10년째 국민연금을 맡아오던 신한은행은 비상에 걸렸다.
신한은행은 최근 2012년부터 5년간 맡아오던 경찰공무원 대출사업도 KB국민은행에 빼앗겨 이번 주거래은행 수성이 중요한 과제였다.
한편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에 우리은행이 뽑히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 국내 대체투자, 사무관리 등 4개 분야의 수탁은행 선정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역시 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각각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 국내 대체투자 수탁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기준 국내 주식 111조7천618억원, 국내 채권 281조1천958억원, 국내 대체투자 21조5천116억 규모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사무관리의 경우 신한아이타스와 우리펀드서비스 등이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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