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군축위에서 발언…"한반도 일촉즉발, 언제라도 핵전쟁"
"핵은 되돌리거나 바꿀 수 없어…올해 완전한 핵보유국 됐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석대사는 유엔 군축위원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가리켜 "되돌리거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전략 자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협상을 해서 뭔가 일어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나 그것에 열려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 조건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김 차석대사는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와 있다. 핵전쟁이 언제라도 터질 수 있다"며 위협 수위를 올렸다.
그는 "미 본토 전체가 우리의 타격범위 안에 있다"면서 "미국이 감히 우리의 신성한 영토를 1인치라도 침략한다면 우리의 가차없는 징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미군의 대북 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위협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북한은 국가 핵전력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원자폭탄, 수소폭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다양한 범위의 전달 수단을 갖춘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은 1970년대 이후 미국으로부터 극심하고 직접적인 핵위협을 받아온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 탓으로 돌렸다.
특히 그는 "이 나라는 자위 수단으로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있다"면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대규모의 연례 한미 군사훈련을 그 근거로 제시한 뒤 "더 위험한 것은 우리의 최고 지도자 제거를 목표로 한 비밀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이라며 '김정은 참수작전'을 언급했다.
또한, 북한은 '핵이 없는 세상'을 바란다는 주장을 펴면서 핵확산 문제에 미온적인 미국 등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차석대사는 "모든 핵보유국이 핵무기 현대화를 가속화하면서 마치 냉전시대를 연상시키는 핵무기 레이스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핵무기 보유국들이 지난 7월 122개국이 승인한 핵무기 금지협약을 보이콧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결같이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금지협약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핵무기로 북한을 계속 협박하는 한, 북한은 그 협약에 응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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