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과 백악관 회동후 즉석 공동회견 자청해 "오랜 친구" 강조
여권 인사들과 잇단 불협화음에 직접 수습 나선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불거진 불화설을 적극 진화하고 나섰다.
서로 험담까지 하는 최악의 관계라는 말이 나돈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16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불러 회동한 뒤 즉석 회견까지 자청해 둘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극구 강조한 것이다.
임기 초반임에도 당과 내각, 백악관의 주요 인사들과 끊임없이 충돌한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자신이 마치 정치적으로 고립된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점을 경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뜰인 로즈가든에서 매코널 원내대표와 함께한 즉석 회견에서 둘의 관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깝다"고 말했다.
또 매코널 원내대표를 "내 오랜 친구"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같은 일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우리는 오랜 세월 지인이자 친구 사이"라며 "(우리는) 같은 의제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말마다 자주 대화를 나눈다고 소개하면서 현재는 두 사람이 함께 예산안과 세제 개혁, 허리케인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 마련 등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가 오바마케어(현행 건강보험법) 폐기 실패 등을 놓고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서로 불만이 쌓여 한때 대화가 단절되고 사석에서 서로 험담하는 관계로까지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연방부채 한도 증액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여당 지도부를 배제한 채 야당 지도부와 직접 거래를 해 불화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여당 지도부뿐 아니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도 대북 정책을 놓고 파열음이 터져 나왔고, 최근엔 자신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공화)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여권 내 혼돈으로 올 연말께 주요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떠날 것이라는 설까지 돌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도 더는 이런 상황을 방치하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직접 수습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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