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빌려준 주식, 한미약품 사태 공매도에 쓰여"
김명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제출 자료 분석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지난해 한미약품의 '불성실 공시 사태' 당시 국민연금이 증권사에 빌려준 주식이 내부자 정보를 활용한 공매도에 활용된 정황이 제시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9월30일 오전 7시46분부터 9시10분 사이에 국민연금은 3개 증권사에 한미약품 주식 3만1천416주를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 국민연금이 악재 공시 직전 대여한 한미약품 주식(2016년 9월30일)
┌───────┬───────┬──────┐
│ 거래시간 │ 체결 수량 │차입 증권사 │
├───────┼───────┼──────┤
│ 7시 46분 │ 6천500주 │M사 │
├───────┼───────┼──────┤
│ 8시 15분 │ 1만1천416주 │N사 │
├───────┼───────┼──────┤
│ 8시 53분 │ 2천500주 │M사 │
├───────┼───────┼──────┤
│ 9시 7분│5천주 │H사 │
├───────┼───────┼──────┤
│ 9시 10분 │6천주 │N사 │
├───────┼───────┴──────┤
│ 총 │3만1천416주 │
└───────┴──────────────┘
(자료: 국민연금공단, 김명연 의원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29일 장 마감 뒤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공시하고, 바로 다음 날인 9월30일 개장 후 30분도 지나지 않은 9시29분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를 공시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극과 극의 공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또 당시 공매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식을 빌린 3개 증권사는 공시 전 한미약품의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비쌀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주식값이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사서 되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값이 많이 떨어질수록 이익이 커진다.
김명연 의원실은 "당시 (악재성 공시 시각인) 9시29분 직전에 국민연금이 대여한 한미약품 주식이 총 3만1천416주에 달하고, 이는 당시 시가로 203억8천800만원에 달한다"며 "이날 빌린 주식의 상환일이 10월4∼6일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주식 대여로 벌어들인 공매도 이익은 40억∼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 의원은 "연기금의 주식 대여가 공매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상당수는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불법거래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며 "공매도의 순기능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연기금의 주식 대여는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증권사가 국민연금한테서 빌린 주식을 모두 공매도에 활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연금도 "빌려준 주식이 시장에서 공매도에 활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주식 대여는 기금운용규정에 따른 정당한 거래 기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명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제출 자료 분석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지난해 한미약품의 '불성실 공시 사태' 당시 국민연금이 증권사에 빌려준 주식이 내부자 정보를 활용한 공매도에 활용된 정황이 제시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9월30일 오전 7시46분부터 9시10분 사이에 국민연금은 3개 증권사에 한미약품 주식 3만1천416주를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 국민연금이 악재 공시 직전 대여한 한미약품 주식(2016년 9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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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시간 │ 체결 수량 │차입 증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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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 46분 │ 6천500주 │M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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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 15분 │ 1만1천416주 │N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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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 53분 │ 2천500주 │M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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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 7분│5천주 │H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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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 10분 │6천주 │N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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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3만1천416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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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민연금공단, 김명연 의원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29일 장 마감 뒤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공시하고, 바로 다음 날인 9월30일 개장 후 30분도 지나지 않은 9시29분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를 공시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극과 극의 공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또 당시 공매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식을 빌린 3개 증권사는 공시 전 한미약품의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비쌀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주식값이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사서 되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값이 많이 떨어질수록 이익이 커진다.
김명연 의원실은 "당시 (악재성 공시 시각인) 9시29분 직전에 국민연금이 대여한 한미약품 주식이 총 3만1천416주에 달하고, 이는 당시 시가로 203억8천800만원에 달한다"며 "이날 빌린 주식의 상환일이 10월4∼6일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주식 대여로 벌어들인 공매도 이익은 40억∼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 의원은 "연기금의 주식 대여가 공매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상당수는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불법거래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며 "공매도의 순기능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연기금의 주식 대여는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증권사가 국민연금한테서 빌린 주식을 모두 공매도에 활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연금도 "빌려준 주식이 시장에서 공매도에 활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주식 대여는 기금운용규정에 따른 정당한 거래 기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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