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이사장, 보수진영 인사…세월호 특조위원 사퇴 경력
여야 공방에 30여분 감사중지…"창피한 줄 알라" vs "집권당 완장 찼나"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7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의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부위원장 활동 경력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당 소속 법사위 간사인 이용주 의원이 세월호 특조위 시절 이 이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자 한국당에서 국감에 어긋나는 질의라고 반발했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은 끝에 30여분 동안 감사가 중지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5년 8월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세월호 특조위원으로 임명됐지만, 위원회 운영방식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지난해 2월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 이사장은 보수성향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출신이다.
이 의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 이사장을 상대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30분 행적에 대한 조사 요구에 반대하지 않았나"라며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친 정부에 법률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면서 이사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세월호 진상조사에 반대한 적은 없다. 다만 (특조위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제기해 반대한 것이다"라며 "정부에 (세월호 사태에 대한) 법률적인 책임이 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질의·응답이 끝나자 한국당 측에서 이번 법률구조공단에 대한 국감과 무관한 내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법률구조공단의 업무에 대해 묻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이전의 행적을 물으면 안 된다"며 "세월호 특조위의 사안에 대해 물어보면 증언할 의무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양심의 자유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면 증인이 증언을 거부하면 된다"면서 질문 내용을 미리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며 한국당 소속 권성동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법률구조공단의 운영 실태에 대해 질의하는 것이 국감의 취지에 맞지만,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권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여당 의원이 "법사위원장 답게 답하라. 창피한 줄 알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발언권을 얻고 질의하라. 집권당이 됐다고 완장 찬 역할을 하지 마라"며 "집권여당 최고위원답게 품위를 지켜라"라고 받아쳤다.
특히 박 의원이 "양심상 권 위원장을 법사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자. 권 위원장이 "그러면 앞으로 나오지 말라"고 감정 섞인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왜 반말을 하느냐", "어디에다 반말인가", "지금 뭐 하는 것인가", "왜 소리를 지르나"라면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권 위원장은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법사위 국감은 30여 분 정회가 됐다가 오전 11시 50분 정도에 속개했다.
이 이사장은 국감이 재개된 이후 발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관련 문건이 조작됐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 "새로 발견된 문건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진상규명 이후에 검토돼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아직 검토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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