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남기 사망 사건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요약]

입력 2017-10-17 14:51   수정 2017-10-17 22:07

[검찰 백남기 사망 사건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요약]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검찰이 17일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국가공권력 남용 사건으로 규정하고 경찰 지휘부와 실무자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 전문 요약.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17일 지난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과정에서 살수차로 시위 참가자인 고(故) 백남기 농민을 직사 살수해 이듬해 9월 25일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제4기동단장(총경), 살수요원 2명 등 총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수사결과 구 전 청장과 4기동단장은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지휘·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의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인정됐습니다.

실수 요원 2명은 살수차 점검을 소홀히 한 점, 살수차 운용지침을 위반해 직사 살수한 점 등 업무상 과실이 각각 인정됐습니다. 나아가 백씨의 사망은 직사 살수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직접 지휘·감독 책임이 없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불기소(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 사건은 위해성 장비인 살수차의 살수 행위와 관련해 운용지침(가슴 윗부분 직사 금지) 위반과 그에 대한 지휘·감독 소홀로 국민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피해를 준 국가 공권력 남용 사안입니다.

검찰은 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사건처분 결정 전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 쓰러진 뒤에도 17초간 직사…'가슴위 직사금지' 운영지침 위반

살수차는 위해성 장비입니다. 살수 시 거리와 수압 등은 제반 현장 상황을 고려해 집회시위 관리에 필요최소한도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운용지침에 위반해 시위대와 떨어져 혼자 밧줄을 당기고 있는 피해자의 머리에 분당회전수(rpm) 2천800회의 고압의 살수압으로 13초가량 직사 살수했고, 백씨가 넘어진 후에도 다시 17초가량 직사 살수했습니다.

차벽 등에 가려 현장을 제대로 조망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면밀히 관찰하거나 확대해 현장 상황을 살피지 않았고, 또한 지면을 향해 살수를 시작한 후 점차 상향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슴 윗부위 직사를 피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게을리했습니다.

다른 살수차의 경우 머리를 겨냥하지 않도록 바닥부터 살수를 시작하거나 수압을 약하게 살수하는 등 살수차 운용지침에 대체로 부합하는 형태로 살수했습니다.

또 살수포(붐포)의 좌우 이동장치(조이스틱) 고장으로 좌우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고, 살수압 제어장치 고장으로 분당회전수 3천회 이상의 살수가 가능했습니다.


◇ 서울청장, 직사살수 이뤄지도록 방치한 과실

살수 요원들이 기존에 배치된 곳이 아닌 이번 사건의 장소로 급히 지원을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또 살수차 내 CCTV 화면 외에 시야가 차단된 상태에서 처음부터 시위대의 머리를 향해 강한 수압으로 수회에 걸쳐 고압 직사 살수가 이뤄졌습니다.

4기동단장은 현장지휘관으로서 거리 및 수압 조절, 시야 확보 등 상황을 관리하며 적법한 살수가 되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한 과실이 인정됩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살수 승인, 최루액 혼합 살수의 허가, 살수차 이동·배치의 결정 등 집회 관리의 총책임자로서 현장지휘관, 살수요원을 지휘감독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살수시 생기는 물보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우므로 살수를 승인·지시하는 경우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연속 살수 중단 등 시야 확보방안을 마련하도록 주의를 촉구해야 하는데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습니다. 또한 직사 살수 시 머리에 직사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중단시키거나 별다른 예방 조처를 하지 않아 결국 머리를 겨냥한 위법한 직사 살수가 이뤄지도록 방치한 과실이 인정됩니다. 특히 살수차의 위법한 직사 살수가 당일 시위 현장에서 실시되고 있었음에도 시위 참가자들의 머리를 겨냥하지 않도록 지휘하지 않은 채 계속 살수만을 지시했습니다.


◇ 백씨, 직사 살수에 의한 외인사 결론

진료기록 감정 및 법의학 자문 결과, 피해자의 사망은 직사 살수에 의한 외인사로 인정됩니다.

직사 살수 → 두개골 골절 및 급성 외상성 경막하 출혈 → 급성신부전(합병증) → 심폐 정지에 의한 사망까지 단계별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두개골 골절, 우측 광대활과 바깥쪽 안와골절 등의 두부 손상은 모두 오른쪽 머리 부위에 동일한 외력이 가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두개골 골절은 지면에 추락 또는 넘어져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빨간 우의 착용자에 의한 두개골 골절 발생 가능성을 인정할 자료가 없었습니다.



◇ 해외 유사사례 검토…검찰시민委 의견 수렴

독일의 살수차 직사 살수와 관련해 발생한 피해 사례 및 수사, 재판 결과 등을 수집해 다각적인 분석 및 검토를 했습니다. 당시 부청장이 집회 현장에서 살수 승인을 지휘했고, 이후 지방청장이 집회 현장에 도착해 직사 실수를 인식한 사안입니다. 독일 법원은 살수차의 직사 살수에 대한 인식 이후에 한정해 지방청장에게 형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후 사건처분에 반영했습니다. 심의 결과 시민위원 14명의 만장일치로 구 전 청장 등의 불구속 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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