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에게 좋은 기를 받은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남은 포스트시즌에도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불펜으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3-5로 완파한 뒤 "맨쉽은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선발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 맨쉽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이날 선발투수 장현식을 이어 구원등판, 1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2-4로 밀리는 4회 말 2사 1, 3루 위기에서였다. 맨쉽이 올 시즌 NC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불펜으로 등판한 것이다.
김 감독은 맨쉽을 불펜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지금 우리 불펜들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조금 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치고 맨쉽에게 양해를 얻었다면서 "맨쉽이 흔쾌히 '팀이 원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불펜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많은 공(22개)를 던지지는 않았다. 내일 던질 수도 있다. 자주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는 상황에서 등판한 것에 대해서도 맨쉽은 개의치 않았다. 김 감독은 "장현식이 그렇게 공을 많이 던질 것으로는 생각지 못했다. 이기고 있을 때 몸을 풀라고 지시했었다. 그래서 기분 나쁘지 않아 하고 잘 해줬다"고 말했다.
맨쉽이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2차전 선발투수로는 이재학이 나선다.
김 감독은 "이재학의 선발 투입은 준플레이오프를 마치고 결정했다"며 "그동안 선발로 나오지 못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내일 자기 이닝인 5이닝을 잘 던져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날 승리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두산 상대 6연패에서 벗어났다.
김 감독은 "두산에 많이 져서 이기고 싶었는데, 첫 경기 선수들이 경기 잘 풀어줘서 연패에서 벗어나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펜의 핵심인 원종현과 임창민을 아낀 것도 큰 수확이다.
김 감독은 "점수가 많이 안 나면 임창민을 넣으려고 생각했었다. 두 선수를 쉬게 한 것은 내일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에서 좌타자 원포인트 불펜으로 활약하는 구창모는 이날 ⅔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금은 짧게 던져서 구속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아직 어린 선수여서 어깨 피로도를 생각해야 한다. 피로가 없다면 나중에 보직을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NC를 응원하러 온 에릭 테임즈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좋은 기를 받은 것 같다. 테임즈가 저에게 유니폼을 하나 주더라. 좋은 기가 선수들에게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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