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센난석면피해소송' 관람…정보 공유 네트워크 구축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석면 피해자들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만나 교류의 시간을 가진다.
이들은 18일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일본 다큐멘터리 '센난석면 피해소송'(감독 하라 카즈오)을 함께 관람한다.
'센난석면피해소송'은 재일동포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해 10여년 간의 투쟁 끝에 승소한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이날 교류행사에서 한국 측에서는 박영구 씨 등 부산 연산동에 있었던 제일화학공장 석면 피해자 10여 명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백도명 서울대 교수 등 30명이 참가한다.
일본 측에서는 마츠시마 카나 씨 등 재일한국인 석면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 등 7명이 함께 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하라 카즈오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오후에는 부산진구 한국노동보건연구소에서 석면 문제와 피해자 구제 등을 놓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양국 석면 피해자들이 부산에서 모인 것은 단순히 영화 관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석면 피해자로서 견뎌야 하는 고통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의 석면공장은 일본 석면공장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
부산에는 1960년대 말부터 2009년 석면 사용이 금지될 때까지 수십여 개의 크고 작은 석면공장들이 가동됐다.
이중 상당수는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석면공장들이 한국으로 이전해온 공해수출 기업이다.
석면 마을로 불리는 오사카 센난에서도 10여 개의 석면방직공장이 부산과 경남지역으로 옮겨왔다.
오사카 남부에 위치한 센난 지역은 메이지시대 이후 100년 동안 석면 원료에 솜을 섞어 '석면사'나 '석면포' 등을 만드는 석면 방직업의 일본 최대 집적지였다.
일본이 산업화를 거치면서 공해문제가 대두하자 상당수 석면공장이 부산을 비롯해 한국으로 이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센난석면피해소송'은 세 차례 상영된다.
이 다큐는 지난 11일 일본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에 해당하는 '시민상'을 받았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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