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부지 2만8천㎡ 공원으로…인근 유수지·승마장도 공원화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철거가 확정됐다. 공장이 지어진 1977년 이후 40년 만이다.
2022년 6월까지 공장이 옮겨가면 공장 부지는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8일 레미콘공장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공장 운영업체 삼표산업, 성동구와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를 잠정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철거를 확정 짓지는 못하고 있었다.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비용을 두고 땅 주인인 현대제철과 땅을 빌려 공장을 운영해온 삼표산업이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삼표산업은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한 당일 불참 의사를 통보했었다.
이후 양측이 일단 철거를 확정 짓기로 합의하면서 3개월 만에 다시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서에는 삼표산업과 현대제철이 2022년 6월 30일까지 레미콘공장 철거를 완료하기로 명시됐다.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은 내년 1월 말까지 보상 문제에 대한 별도의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공장 철거까지 5년의 유예 기간을 둔 것은 삼표산업이 공장을 옮길 새 부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량 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이 회사는 그간 강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으로 공장을 옮길 방안을 검토했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다.
대형 차량이 빈번하게 오가는 레미콘공장은 대표적 주민 기피시설로 꼽힌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공장용지 매입 또는 토지교환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장 부지가 공원이 되는 만큼 서울시는 땅 주인인 현대제철로부터 부지를 사거나 상응하는 시유지를 넘겨줘야 한다.
공장이 철거되면 부지 2만7천828㎡는 공원으로 바뀐다.
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레미콘공장, 승마장, 정수장 부지 등이 빠지면서 당초 계획의 70% 수준인 43만㎡로 축소된 바 있다.
서울시는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서울숲 주변 시설 용지를 모두 공원화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공원화 계획을 세워 발표하기로 했다.
성수동 레미콘공장 이전은 20년 전부터 논의만 되다가 번번이 무산된 사안이다.
1998년에는 서울시 신청사 부지 후보로 검토됐으며, 2004년엔 서울숲에 포함해 공원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가 사들여 110층 규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 했지만, 교통문제와 한강변에 초고층 건물을 짓게 해선 안 된다는 서울시 정책으로 백지화됐다.
이날 협약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15만명이 넘는 주민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지역 최대 숙원이었던 삼표레미콘 공장이 40년 만에 이전·철거를 확정지었다"며 "레미콘공장을 포함한 서울숲 일대를 세운상가, 마포문화기지와 같은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세계적 명소로 조성한 뒤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