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외곽서 탐사…실제 발굴계획 반영 여부는 '아직'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옛 광주교도소 일원에서 18일 열린 5·18 민주화운동 암매장 추정지 발굴을 위한 현장조사에 수맥탐사봉이 투입돼 눈길이다.
지난 37년간 생사조차 확인 못 하고 행방불명자 소재를 찾아 나선 5월 단체의 절박한 염원이 드러났다.
5·18기념재단은 이날 옛 교도소 내외부에서 암매장 추정지를 특정하고 발굴계획을 수립하는 현장조사를 벌였다.
현장조사에는 조현종 전 국립광주박물관장 등 고고학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수맥탐사봉을 손에 든 민간인 2명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민간인 2명은 최근 5·18 암매장 추정지 현장조사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자신들이 '특별한 기운을 느낀다'며 재단에 전화를 걸어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들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민간인들은 옛 교도소 담장 바깥이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철제 울타리 안쪽을 훑어보며 수맥탐사봉이 반응하는 장소를 지목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들이 지목하는 곳을 나중에 알아볼 수 있도록 스프레이 페인트로 표시했지만, 해당 장소를 실제 발굴할 계획은 아직 없다.
5·18 재단은 암매장 정보를 제보한 항쟁 당시 목격자가 지목하는 장소와 3공수여단 소속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인물이 남긴 약도에 표시된 구역이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재소자들이 농장으로 일궜던 나대지를 집중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재단은 이를 위해 1980년 이후 암매장 추정지 지형·지물 변화상을 설명해줄 교도관이나 재소자 등 옛 교도소 관계자를 수소문하고 있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수맥탐사봉을 이용해 암매장 추정지를 찾는 방식이 과학적인 방법은 아니다"라며 "행방불명자 발굴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시민의 봉사활동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자리한 옛 교도소는 5·18 당시 전남대에서 퇴각한 3공수여단 소속 계엄군 병력이 주둔했던 장소다.
당시 보안대 자료에 따르면 옛 교도소에서 억류당한 시민 28명이 숨졌는데 항쟁 후 임시매장된 형태로 발굴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하다.
광주시에 따르면 법적으로 5·18 행불자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모두 8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명의 유해는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 무연고 묘지에 묻혀있다가 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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