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주호영 전격 회동…중도정당 연대·통합론 불붙나

입력 2017-10-18 18:33  

김동철-주호영 전격 회동…중도정당 연대·통합론 불붙나

안철수, 바른정당 자강파와 접촉…"최소 정책·선거연대, 통합 관측까지"

安 "다당제 민심 확실"…'심기 불편' 호남의원들 반발 시 난항 전망

바른정당 자강파도 가능성 열어둬…주호영 "통합 시너지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고상민 이신영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전격 회동하면서 양측의 중도정당 연대·통합론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보다 바른정당과 통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국민의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알려진 터라 양당 지도부가 연대·통합 논의를 매개로 회동하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직접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는 모양새다.

다만 국민의 당내 호남 의원들과 바른정당 일부에서는 정체성 문제로 통합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중도연대·통합'이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와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연대·통합 등과 관련해 각 당의 의견을 수렴해 보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김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대 양당의 잘못된 정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도정당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취지에서 오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각 당의 의견을 모아보자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통합론을 당장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정책연대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시사했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양당구도 아래서 중도정당 세력이 들어서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대북정책을 빼고는 거의 정책이 대동소이하니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연대·통합에 대해 전반적으로 얘기했다. 통합논의를 하려고 우리 당과 국민의당이 만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른정당 내에서도 국민의당과 (연대·통합) 논의를 해달라는 요구가 여러 명으로부터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 역시 바른정당 자강파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석 전에 안철수 대표와 만나 양당이 협력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이날 더불어민주당보다는 바른정당과 통합 시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국민의당 자체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제3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실히 파악했다"고 언급하는 등 바른정당과의 연대 등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 역시 바른정당과 손을 잡는 것에 긍정적이다. 최소한 정책연대나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연대, 나아가 통합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자강파를 중심으로 양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을 통한 국민의당과의 협력 움직임이 향후 정책연대는 물론이고 내년 지방선거 때 선거연대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수순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한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했을 때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얻고, 또 한국 정치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인 중도세력이 이끌어 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연대·통합론의 순항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책·선거연대가 아닌 당대당 통합의 경우 논의가 쉽지 않으리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국민의당 내 호남 의원들 사이에 반대가 나온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올려 "바른정당의 분열을 목전에 두고 우리 당은 단결해 선도정당의 길로 나서야 한다. 이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시너지가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이다.

호남의 한 중진의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생각하는 대로 연대나 통합이 잘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다만 호남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리는 듯한 모양새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의 경우 이날 제2창당위 회의에서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합당하는 것은 이합집산이다.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에서도 국민의당이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이 뚜렷한 데다 대북정책에서만큼은 대척점에 있다는 이유에서 통합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

당 최고위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통합 이야기까지 할 만큼 양당이 서로를 신뢰관계를 쌓아왔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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