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도 신뢰할 수 없다" 주장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대통령 재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IEBC·선관위) 고위간부 중 한 명이 미국으로 피신했다.
케냐 선관위 간부 로즐린 아콤베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낸 성명에서 "선관위가 현 상태로는 26일 신뢰할만한 대선을 치를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라면서 위원직을 사임했다고 케냐 일간 더 스탠더드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아콤베는 그러면서 자신이 최근 일부 정치인과 야권 지지자로부터 위협받아 케냐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케냐 대법원은 지난달 1일 우후루 케냐타 현(現)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발표된 8월 대선을 무효로 하고 60일 이내에 재선거를 치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이달 26일 케냐타 대통령과 라일라 오딩가 야권연합 후보가 또다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대선 결과 집계·전송 과정에서 변칙과 불법적인 오류가 발견됐다며 선관위의 과오를 질책했다.
아콤베는 선관위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위원장에게 답변을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또 선관위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는 서부 야권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선관위 관계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자신은 가까운 장래에 케냐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털어놨다.
BBC와 인터뷰에서는 "선거 시스템의 갑작스러운 수정과 관계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같은 오류가 되풀이되는 등 신뢰할만한 대선이 치러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선관위 간부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분열된 현 상황도 공정한 선거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콤베는 또 "아직 케냐를 위기에서 건져 낼 시간이 있다. 선량한 시민 몇 명이 나서 이번 재선거가 이대로 치러져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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