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선거전 '독주' 여론조사에 北위협 목소리 한층 높여
지지자들 '아베' 연호로 화답…유세장 곳곳선 항의 '피케팅'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힘내라. 아베!!", "사학 스캔들 해명하라."
18일 오후 6시께. 일본 여당인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7·22 총선 지원유세가 열린 도쿄 이케부쿠로(池袋)역 동쪽 출구 앞은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연단에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를 치며 힘을 실어줬다. 60대 이상 고령자층도 보였지만 20~30대의 젊은 층의 모습이 훨씬 많았다.
60대 이상의 고령자층이 '전쟁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추진하는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반면, 젊은 층은 반대로 아베 지지로 쏠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廣島)·나가사키(長崎) 원자폭탄 투하 등 전쟁의 참상을 겪은 세대와 그들의 1세대들인 고령자들이 반전의식이 강한 반면 젊은층들은 전쟁의 참화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유세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유세는 아베 총리가 지난 10일 공식 선거전 시작 이후 처음으로 도쿄에서 하는 것이어서 정치권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도쿄 등 수도권 유세에서는 아베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날도 대규모 시위 여부가 주목됐지만 커다란 소동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유세에서 아베 총리는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데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연단에 올라 이 지역구의 자민당 후보인 스즈키 하야토(鈴木準人) 전 의원에 대한 지지 당부의 말이 끝나자마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에 대한 커다란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위협 상황에서 북한에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민당 정권에 힘을 실어달라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메시지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 지지자들은 연설 도중 수시로 박수를 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아베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자신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과,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안보 강화 등을 제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자민당에 힘을 몰아달라"고 강조하면서 유세장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아베 총리가 연설을 마치자 청중들은 "아베 신조"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아베 총리도 선거전 초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가 '희망의 당'을 만들면서 선거판이 달아오를 당시에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이날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선거전이 후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이 개헌 발의선인 465석의 3분의 2인 310석 이상 획득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온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유세장 곳곳에서는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사명으로 여기며 그동안 안보관련법 제정 등 폭주를 거듭해 온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아베 총리의 연설 내내 '아베 정권의 6대 속임수'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들은 아베노믹스, 원전 재가동, 연금 주식투자, 안보관련법(전쟁법), 카지노 법안, 공모죄 등 6개를 아베 정권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연루된 '사학스캔들'에 대한 아베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도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극우계열로 보이는 인사들이 이들에게 다가가 항의하는 모습도 간혹 보였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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